
견디다
천양희
울대가 없어 울지 못하는 황새와
눈이 늘 젖어 있어 따로 울지 않는 낙타와
일생에 단 한 번 울다 죽는 가시나무새와
백년에 단 한 번 피우는 용설란과
한 꽃대에 삼천 송이 꽃을 피우다
하루 만에 죽는 호텔펠리니아 꽃과
물 속에서 천 일을 견디다 스물다섯 번 허물 벗고
성충이 된 뒤 하루 만에 죽는 하루살이와
울지 않는 흰띠거품벌레에게
나는 말하네
견디는 자만이 살 수 있다
그러나 누가 그토록 견디는가

날씨가 흐리다
꽃이 피어야 하는데
꽃들이 견디기 힘든 날이다.
눈이 온다는 곳도 있고
비가 온다는 곳도 있고
바람이 많이 분다.
춥다.
견디는 자 만이 살 수 있다.
그러나 누가 그토록 견디는가!!
이 추위를 견디는 모든 봄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