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에서 봄을 맞다
사랑밖엔 난 몰라 2011/03/20 07:49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3875
 

오전에 침을 맞고 뜸을 뜨고

1시에 지인 결혼식에 가서 축시낭송을 하고

(또 이결혼식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내가 읽어주었다.이것도 감동적이었다)

3시에 남편의 공연이 하나 있었고

 

그리고

토요일 오후  모처럼 KTX 기차를 탔다.

작은아들네 집에 가는 길

대전역에 차를 두고 기차를 타기로 했다.

작은아이가 예매를 해놓은 기차

참 요즘은 편리하기도 하지

예매를 하면 기차표를 찾지 않아도

그냥 핸드폰에 저장되니 검사할때 그걸 보여주면 된다는 것이다.

 

 

시간이 조금남아 대합실에 있다가

대전역 옷집 앞에 서 있는데

"사줄까?"

꽃무늬 쉬폰 브라우스에 머플러가 멋스럽게 매치된 봄느낌의 옷을 보고 있었다.

"남편앞에서 옷사는거 민망한데..워낙 사이즈가 ..."

"괜찮아...이나이에 그정도도 안되면..."

그더더니 지갑을 연다.

 

"봄에 강의 하면서  입어...며칠전 교육을 받았는데

그 사외강사도 감기가 걸려서 말하면서 기침을 하는걸 보고 당신 생각했어

말하면서 얼마나 힘들까?"

 

열흘이 넘도록 기침을 했다.

오늘 축시낭송이 있어서 기침이 나올까봐 걱정을 했는데

목에 침을 맞아서인지 다행이 잘 넘어갔다.

 

"기침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시낭송 할 때는 안나왔어"

"역시 프로니까...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겠지"

 

 

그러며 옷을 사들고 기차를 탔다.

그는 지금 아내를 어떻게 마음을 바꾸어줄까를 걱정하고 있다.

주변일로 하도 우울해 하니 이렇게 라도 마음을 돌려주고 싶었나보다.

 

대전서 광명까지 43분..

참 희얀하게 빠른거리

차창밖으로 지나가는 그림은 애니메이션 같았다.

광명역에 나와있던 손녀 채원이가 쪼르르 달려온다.

"공주 할머니...."

손녀를 안으며 그래. 나는 공주다

마음은 공주다.

 

손녀에게까지 공주 할머니라고 부르라고 할 정도로..

 

어제 미리 도착한 큰아들 과 며느리에게 대전역에서 옷을 산 이야기를 했다"

"아빠 멋져요..."

내 마음을 업(UP)시키기 위해 아이들은 더 환호한다.

 

작은아이들 집은 아늑했다.

두아들네와 손녀까지 앞에두고 저녁을 먹는 기분이

참 좋았다.

 

지하방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고맙다.

"햇살이 환해서 좋아요"

라고 말하는 며느리에게 고맙다.

 

니가 햇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