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면서 방송국 게시판에 붙어있는 오늘의 메뉴판을 들여다보았다 오곡밥 그리고 갖가지 나물에 콩나물국이었다. 집에서 보름밥을 해먹을 수없고 더구나 오늘은 모임이 있어서 보름밥을 먹을 수 없을 것같아 구내식당엘 올라갔다. 보라색이 나는 오곡밥에 토란대 고구마줄기 콩나물 시레기나물 아주까리잎 같은 나물들이 있었다. 친정 어머니 계셨을 때는 정말 푸짐하게 보름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봄부터 산에들에 다니시며 뜯어 말려놓은 묵나물 김장하고 난 후 담장에서 겨우내 물기를 말린 시레기 김 돼지고기 두부 땅콩 호두 잣 막걸리 이런것을 푸짐하게 마련해 놓으셨다. 겨우내 콜콜한 김장김치를 먹은 후 먹는 봄나물은 우리의 미각을 자극했고 고소한 부럼은 보름날 아침을 깨웠다. 결혼하고는 시어머님이 이런 나물들을 말려 보내주셨다. 들기름 참기름도 고소하게 짜서 보내주셨다. 시골에서 직접 시루에서 기른 콩나물.. 이맛의 고소함이란..콩나물 대가리를 씹으면 콩을 먹는듯 고소했고 콩나물 국도 이상하게 더 맛있었다. 두분 어머니 돌아가신 후 바쁘다는 이유도 있고 또 둘이서만 해먹으면 온통 남기 때문에 보름밥을 해먹지 않는다. "우리 오곡밥 재료사서 해먹을까?"라고 말하는 남편에게 "그냥 회사가서 먹어..회사에서 점심에 해주겠지..."라고 말해놓고는 속으로는 민망했다. 나는 이렇게 라도 먹었는데 남편은 먹었는지 모르겠다. 괜히 걸린다. 홀로계신 친정아버지가 걸려 전화를 드렸다. 다행이도 이여사님이 보름밥을 준비하신다고 하셨다. 가서 해드리지도 못하고 마음만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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