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로 아츰
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어름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롬 절로 향긔롭어라
옹숭거리고 살어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어라…
꽃 피기전 철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
-정지용 '춘설'

조선 영조 때의 기녀로 알려진 매화는
'매화 옛 등걸에 춘절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즉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고 읊었다.

겨울과 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2월은 짧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주는 달이다.
2월을 건너야 봄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2월의 출근길에 눈이 폴폴 날렸다.
춘설인가? 매화 꽃잎 인가? 흰나비 떼 인가?
제주도에는 눈속을 뚫고 복수초가 피었다고 한다.
2월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후배작가가 칫솔두개를 가져왔다.
어제 세뱃돈 주셔서 감동했어요..하면서 건넨 칫솔두개
입안이 개운해진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후배의 마음이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