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공간
내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나를 편안하게 데려다 주는 애마 카렌스
이차가 나에게 세번째 차다.
첫번째는 면허 딴 후 5년이 지난후 남편이 내게 하얀 세피아 한대를 선물했다.
물론 중고였지만 남편의 손으로 깨끗이 수리한 차였다.
그동안 남편차로 연수도 받았고
남편이 술 마신날 대리운전으로 불려나가 밤길 운전도 배웠다.
간간 속상하게 남편에게 얄궂은 소리도 들어야 했다.
"운전면허 딸때 컴퓨터 고장이었나보다..이런 실력으로 면허를 땄으니"
하지만 대체로 잘 가르쳐 주었다.
세피아를 가지고 나가 가만히 서있는 남의 차를 박았다.
아무리 주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 명함을 꽂아두고 돌아와
이튼 날 20만원을 물어주었다.
그 차주는 기분 좋아했다.
명함을 발견하곤 기분이 좋았단다.
며칠 후는 전봇대를 들이받아 뒷문이 망가졌다.
"여보 전봇대 들이 받았어"
"몸은 안다쳤어?"
"응"
"그럼 됐어"
그러더니 아무 말 없이 또 수리해줬다.
그차를 5년 정도 타고 정이 들었을 무렵작은 아들이 필리핀으로 1년 연수를 가게 되었다.
작은 아들 차 카렌스를 물려받았다.
은색 카렌스..
세피아 보단 훨씬 성능이 좋았다.
1년을 정말 정들게 탔다.
그러고 아들이 돌아왔다.
그리고 아들에게 아기가 생기고
더구나 안양으로 이사를 가게되어 아들 차가 꼭 필요했다.
그리고 그차는 아들이 할부금을 2년이나 붓고 산 차기에
아무리 필리핀 연수비를 대줬다 하더라도 차를 가질 수없어 아들에게 넘겨주었다.
그런데 그무렵
아랫층 여동생이 새차를 사게 되었다.
여동생이 타던 흰색 카렌스
나에게 돌아오게 되었다.
돈하나 받지않고 무상으로 넘겨주었다.
오히려 범칙금 과태료도 다 내고 깔끔하게 언니를 주었다.
동생이 5년 넘게 탄 차다.
하지만 이 차 역시 남편이 손색없이 수리해 주었다.
이차는 나만의 차다.
책도 쌓였고 나의 생활용품도 쌓였지만 이공간은 편안한 장소다.
시동을 걸고 음악을 틀고
출퇴근을 하면서 나는 하루를 설계히고 하루를 저장한다.
어제 남편이 이차를 가지고 가서 타이어도 갈고
여러가지를 손보아 왔다.
아침에 아파트 마당에 나가보니 깨끗하게 닦인 차가 서있었다.
며칠 간 눈이 내리고 세차장이 얼어 세차를 못한탓에 엉망이었는데
기분이 좋았다.
:내차 깨끗이 닦아 주어서 고마워요.ㅎㅎ"
라고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다행이네요..그 기분으로 오늘 하루 즐겁게 지내요"라는 답문이 왔다.
나와 2년을 함께한 카렌스
나의 애마
올해 유난히 추운 겨울에 고생이 많다.
시동도 두번이나 걸리지 않아 AS를 불렀었다.
하지만 나에게 더 이상 부럽지 않은 차다.
고맙다.
오늘도 나를 안전하게 즐겁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