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동봉하다
사랑밖엔 난 몰라 2010/10/19 13:57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3456
 


                                             이건 마르기 전 곶감
 
깎아널어 놓은 곶감이 가을햇살에 달콤한 맛이 들어간다.
곶감만 보면 큰 시누이 생각이 난다.
어찌나 곶감을 좋아하는지 지난번 어머님 제사에도 와서 곶감 몇개를 후딱 먹는다.
그래서 또 깎아널은 곶감
익어가고 있어서 나혼자 먹기 아까워 오늘아침 5개를 상자에 넣어 우체국에 가서 빠른 등기로 부쳤다.
 
우편물을 받고 행복해 하기를 바라면서...
 
남편 바로 아래 동생인 큰 시누이 나보다 세살이 위인데도
처음 만난 날부터 깍듯이 언니대우를 한다.
무엇이든 주고 싶어하고...
 
그 시누이가 이런말을 했었다.
"언니 울 오빠랑 사느라고 힘들죠..처녀적에 오빠랑 함께 산적이 있었는데 어찌나 성질이 불인지
결혼 할 사람 나오면 도시락 싸들고 말릴려고 했어요"
 
"아뇨...전혀.."
그래도 시누이는 내가 참고 사는걸로 믿고 있었다.
 
시누이는 딸이라는 이유로 참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위로 아들을 낳고 딸을 낳았는데도 시할머니는 펄펄 뛰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딸을 낳았다고 3일도 몸조리 못하고 나가서 일을 하셔야 했다고 하셨다.
그러니 얼마나 위 오빠와 차별대우를 받았을까.
남편은 할머니의 애지중지하는 손자였고 시누이는 정말 할머니 눈에 가시같은 손녀였다.
밑으로 남동생을 넷이나 보았는데도 시누이는 늘 서러웠다.
그것때문에 시어머님 가슴이 늘 아프셨다고 한다.
 
그런 시누이가 결혼을 했는데 정말 너무도 선한 남편을 만났다.
살아온 서러운 세월을 다 안아주는 분이다.
그런데 아기가 생기질 않았다.
동생들은 결혼만 하면 아기를 쑥쑥 낳는데 큰 시누이는 영 생기질 않았다.
결국 시누이 몸이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몸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나와 함께 대학병원에 다니며 검사를 하고 ...하면서 시누이는 절망의 눈물을 흘렸었다.
그런 시누이가 종교생활을 착실히 했고 그러면서도 부부가 아름답게 살아
결혼 17년만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기를 가질수 없다는 선고를 받은 시누이가 아기를 가진것이다.
그 아기를 낳던 날
우리 온 가족은 축제였다.
제왕절개를 한 의사 선생님 조차 이런일이..라고 의아해 하셨을정도니..
 
그 아들이 고등학교 지금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그 아들로 해서 시누이는 새인생을 얻었고 감사와 기도로 살아가고 있다.
시누이는 참 어질고 아름답다.
마음이 더 아름답다.
무엇이든 주고 싶은 시누이다.
 
그 시누이에게 가을을 부쳤다.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닌 곶감이지만 가을이 물든 곶감을 받고 즐거워 할 시누이를 생각하며
가을을 동봉했다. 즐거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