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들, 간호사 자격 국가고시 보는 날
사랑밖엔 난 몰라 2010/01/22 13:35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2694
 


 계족산 명과나무열매가 사랑의 열매처럼  빨갛게 겨울꽃을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계족산에 이미 봄이 기운이 살금살금 올라오기 시작하는지
굴참나무 잎망울이 제법 통통해 지고 연한 연둣빛을 물고있다.
 
오늘 또 한파주의보가 내릴정도로 체감온도가 낮다지만
엄동설한 너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으니 남기지 말고 다 털어내고 가거라.
 
오늘, 작은아들이 간호사 국가고시를 치르고 있다.
언제나 작은 아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뻐근하고 먹먹한데..오늘도 그렇다.
잠이 오지않았다.
며느리도 잠이 오지않는지 내가 부스럭 댈때마다 문을 열고 나왔다.
"잠이 않오세요? 저도 않오네요"
 

 채원엄마는  김치찌게를 끓이고 밥을 해서 밥을 먹여 보낸것이 참 안심이다.
그렇잖아도 떨릴테고 날씨도 추운데...이시간도 시험 잘보고 있겠지.
 
작은 아들
명치끝에 바늘이 달린것처럼 늘 가슴을 찌르는 아들
여덟번의 대 수술을 견뎌내고 내년2월 간호대학을 졸업하는 아들
멋진 남자간호사가 될것을 믿는다.
 
 


곡선


지구가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곡선 가운데 하나가 인간이다.
균형잡힌 몸매의 유려한 곡선은 시대를 초월하여
예술가들의 찬미의 대상이었다. 사랑을 뜻하는 하트 모양을
보더라도 인간은 곡선 안에서 휴식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지막한 돌담으로 둘러싸인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걷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진다.
곡선이 주는 치유의 효과이다.


- 황대권의《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중에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우리작은 아들은 정말 곡선이다.
생김새도 그렇거니와 웃음도 마음도 곡선이다.
이런 곡선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어려운 길을 어린 몸으로 견뎌왔을것이다.
무한히 참아내는 힘
아파봤기에 이겨냈을 것이다.
미안하다. 아프게 낳아서.
미안하다. 그 아픔을 혼자서 견디게 해서.
 
오늘 시험을 보고 합격을 하면 아들은 내곁을 떠날것이다.
한 여자의 남편으로, 한아이의 아빠로 세상으로 나갈것이다.
부모곁이 편안하고 안전하겠지만 작은 아들은 늘 혼자 세상으로 나가기를 즐겨했다.
혼자 필리핀도 1년 다녀왔고 영국도 다녀왔고 취업해서 일찌감치 떨어져 봤고해서
잘 견뎌내리라 믿는다.
 
이제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아들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가장으로 제역할을 잘 해내리라 믿는다.
그리고 떠나봐야 비로소 엄마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수도 있을테니
마음 다부지게 먹고 내놓을 참이다.
넉넉하게 해주지 못하는 마음이 또 걸리기도 하지만
이제 스스로 제몫을 해낼 시기가 되었으니..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알뜰하고 검소한
채원엄마 며느리가 있으니 안심이다.
 
아들아!
오늘 정말 수고했다.
사랑한다.
 
너를 엄마품에서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 가까워 오지만
그래서 간혹 쓸쓸하지만 엄마도 너도  며느리도 채원이도 견뎌야 하는
인연의 과정아닐까?
 
잘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