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은 호락호락하게 자신의 가슴을 내주지 않았다.
너무나 허투르게 써버진 지난해 365일을 질책하듯
호된 동장군의 호령으로 시작된 새해 365일...그중 오늘로써 8일째를 보내고 있다.
오늘아침 대전지역 기온이 올겨울들어 가장 낮았다는 뉴스를 들으며 출근을 했다.
핸들을 잡기도 손이시려웠다.
어린시절 겨울은 정말 추웠다.
세수하고 들어오다 문을 열려면 문고리가 손바닥에 쩍 달라붙었다.
그당시는 옷도 허름했고 배도 고파서인지 겨울은 참 혹독했다.
그런데
그겨울의 추억이 아름답게 뭉쳐있는 건 왜일까?
작은오빠는 겨울이 되면 외발스케이트나 썰매를 만들었다.
조그만 널판지아래 어디서 구했는지 굵은 철사를 박고 널판지 가에 못을 촘촘 박아
발에 신고 검정고무줄로 총총 감으면 멋진 발스케이트가 되었다.
좀 넓은 판에 양쪽으로 칼날을 박고(아마 이때 부엌칼을 많이 써서 어머니께 혼도 났을것이다)
기다란 나무끝에 못하나를 박아두면 썰매가 잘나가는 지팡이가 되었다.
물을 가둔 논에 물이 꽁꽁 얼면 동네의 오빠들이 논가득 모였다.
발스케이트를 타고 썰매를 타면서 겨울 한나절을 보내면 볼이 벌개 질때까지 추운즐도 모르고
그러다 발이 물에 빠져 젖으면 누가 구했는지 모르지만 논가에 불을 피웠다.
젖은 발을 말리다 보면 나이론 양말은 어김없이 타들어갔고 지금 패딩같은 다우다 점퍼도 어디 한군데가
동그랗게 타들어가기 일쑤였다.
발이시렵고 손이시려워도 그 겨울은 뜨거웠다.
간간 썰매를 타며 오빠가 같이 태워줄때는 어지럽기도 하고 멀미가 났지만 그래도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가난하고 추운 어린날의 추억이 따뜻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많이 춥다.
하지만 이 추운 겨울도 삶은 멈추지 않는다.
겨울풍경은 모두 정지된것 같지만 지금 저 아래 땅속에서 꿈을 키우고 있고
봄을 준비하고 있을것이다.
성급한 비약이지만 이미 꽃을 만들고 잎을 만들어 놓고 있을지 모른다.
이겨울을 신나게 보내는 사람들 또한 얼마나 많은가
체험놀이로 썰매장을 만들어 놓은 곳도 많고 두터운 얼음을 깨고 얼음낚시를 하면서
쨍한 겨울을 이겨내고 있고 또 겨울이라야만 맛 볼 수 있는 은빛세상을 만나고 있다.
얼마전 아랫집 동생이 말했다.
"이렇게 추운날,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무말말고 정말 열심히 일해야해
우리같은 영업직은 이추운날도 밖으로 다녀야 하니까...정말 추위 장난아녀"
동생의 말이 차갑게 명치를 아프게 한다.
"그래 얼마나 추울까 우리동생...그 찬 바람부는 길에서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나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
그런 속에서도 열심히 일해서 겨울을 녹이고 있으니..."
그런데 참 이번에는 큰 아들도 걱정이다.
어디가 될지 모르는 취재현장..밖으로 뛰어야 하는 우리 큰아들은 또 얼마나 추울까...
짚신장수 우산장수 엄마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