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을 마음으로 채워두고
사랑밖엔 난 몰라 2009/10/19 15:18   http://blog.azoomma.com/silkjewel/282513
 


 어제 일요일
남편과 손녀를 데리고 시골집을 다녀왔다.
아버님 오래동안 집을 비우고 계셔서 궁금해 하시기도 하고
여러가지 둘러볼 것이 있었다.
 
여름내 우리에게 맛있게 먹거리를 주었던 텃밭은 잡초로 뒤덮였다.
수시로 잡초를 뽑던 손길이 없자 잡초들은 제 세상 만난듯 온 밭을 덮었다.
부추밭..어머니는 솔이라고 하셨었지.
여린 부추를 베어서 무쳐먹기도 하고 즙을 내어서 수제비 반죽에 섞으면
초록색 수제비도 만들었던 부추도 보이지 않았고
양념으로 쓰던 파도 잡초에 뒤덮여 가늘어진 아버님 다리처럼
연약하기만 했다.
 
지난 추석에 깎아 널어놓은 곶감은 양지녁에서 가을햇살을 머금고 달게 익어가고 있었고
비닐하우스에서 말리고 있는 대추알도 곱게 말라가고 있었다.
주인이 없어도 바람과 햇살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남편은 잡초를 뽑아내고 나는 손녀와 함께 붉게 익은 구기자를 땄고
곶감과 홍시만 야금야금 먹었다.
마당에 있는 화분들에 물을 주고
콩밭에가서 콩을 뽑아다 햇살드는 비닐하우스에다 널어두고
돌아왔다.
 
설악산 단풍은 절정이라고 하고
첫눈도 내렸다고 하는데
시골집은 하품하며 가는 가을속에서 긴 기다림을 하고 있었다.
 
언제 주인 발자국은 다시 이집을 흔들어 깨울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