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참 쓸쓸한 날인데..채원 모습으로 웃음 을 찾는다.
어제저녁 잠시 몸과 마음이 비틀거렸다.
아니 막막한 바다에서 풍랑을 만난 조각배처럼 두려웠다.
집에 들어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작은 아들이
"엄마..채원이 내일 정형외과에 가봐야 겠어요..다리검사좀 하게요"
"다리? 왜 ? 다리가 어때서?"
내 심장속에 들어있는 다리에 대한 공포감은 다리라는 말만 나와도
나를 쓰러뜨렸다.
"우연히 소아간호학 서적을 보다가요. 채원이 다리사진과 똑같은 사진이있어 읽어보니까요.
혹시 고관절이상이 있거나 하면 그렇게 다리에 주름이 잡힐수 있다네요"
"아니..채원이가 그렇게 잘 뛰고 그러는데?"
"그래도 진찰한번 받아보려구요"
아..어젯밤 나는 패닉에 빠졌었다.
아무런 것도 기억할수 없었고 아무런 것도 할수 없었고 그저 가슴만 뻐근해 왔다.
두렵고 무서운 밤이라서 인지 죽음처럼 잠을 잤는데
꿈에도 도둑이 들어와 우리집을 휩쓸고 지나가는 꿈에 가위가 눌려
자다가 번쩍 눈을 뜨고는 꿈인걸 알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아...난 더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아...여기서 더이상 아프면...
아침 일찍 채원에게 청치마를 입혔다.
어디 가는지도 모르고 방실웃는 아기를 데리고앉은 병원 대기실은 지옥의 입구였다.
다리검사를 하러 오다니...
별별 필름이 머리속을 스쳐갔다.
채원의 다리를 일단 촬영해 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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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불 켜진 X-레이 보도판에 채원이의 다리뼈가 하얗게 걸렸다.
숨을 쉴수없었다.
저 의사의 입에서 나올 한마디 말에 나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방황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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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뼈 건강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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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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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가 적어도 그럴수 있고..여자아기라서 그럴수 있고...첫아기라서 그럴수 있고
다리는 문제없어요..아기 건강해 보이는데요"
아...난 내아들을 13년간 다리수술을 여덟번을 시키면서
절망과 슬픔속에 죽음을 선택하려했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다니는 그 긴세월..얼마나 슬프고 쓸쓸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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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차안에서 채원이는 잠이 들었다.
학생엄마를 두어서 엄마가 2학기 복학하는 바람에 4개월만에 아기집을 가야하는 채원이를
볼적마다 마음 아린데..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랄뿐인데..
정말 다행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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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많이 걱정했지? 니가 고생해서 더 놀랐겠네...그러니까 자식 기르는 사람은 말도 함부로 하면 안되고
늘 조심해야 하는거야..."
창백한 둘째를 안심시켰다.
알리라..우리 아들
엄마 손잡고 슬프고 쓸쓸한 서울길을 걷던 그 아픈 시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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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내 쓸쓸하다.
아주 친한 ..마음나누고 지낸...피디가 명퇴를 한다고 말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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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대학 보내놓고 ...한 일년간 휙 나갔다 올께...25년 일했으면 좀 쉬어도 되지 뭐...
그때 밥사줘"
그녀 웃으며 말했지만 입가에 잡힌 물집이 얼마나 혼란의 시간을 보냈을지
짐작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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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떠나 보낸다.
어디서든 다시 만나며 지내게 되겠지만
가까이서 눈마주보고 웃고 같이 밥먹고 머리대고 좋은 방송 만들자고 의논했던
그 시간들...다시 올수 없을것 같아..
하루 종일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