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 사주를 보내고...
사랑밖엔 난 몰라 2008/06/28 22:11   http://blog.azoomma.com/silkjewel/279531

 

                    꽃을 피운 사랑초. ..밤이면 잎을 포개고 잠이든다.

 

한동안 마른장마가 계속되더니 오늘은 장맛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초록산하를 적시는 장맛비는 초록비였다.

참 오래전 친구인 석금친구가 딸을 결혼시켜 예식장을 다녀왔다.

반가운 친구들이 많이 모였다.

오랫만에 만났는데도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우리들 서로 지난 시절을 기억하는 친구들..나이 들 수록 더 애잔하고 애련하다.

모두가 자녀들을 하나씩 결혼 시키는 나이가 되었고

할머니라는 이름이 붙은...한때는 글을 쓴다고...봄을 앓고 여름을 앓고 가을을 앓고

겨울을 앓던 아름다운 여자들..

지금도 그 아련한 날들을 그리워 하는 여자들..아름다운 나의 친구들...

생방송 때문에 출근하면서 더 오래 함게 하지못하는 아쉬움에 빗속에서

 친구들 이름을 불러보았다.

 

오늘 큰 아들 사주를 보냈다.

사주함 속에 편지한장을 넣어 보냈다.

그저 내마음으로 나마...빈 사주함을 채워주고 싶어서...

 

정이, 부모님께

 

훌륭한 가문에서 애지중지 기르신 막내 딸

한미하고 조촐한 가정으로 보내실 생각에

얼마나 가슴이 아릿하신지요?

 

딸을 시집보내시는 부모님의 마음은 아들을

둔 부모 마음보다 훨씬 더 걱정이 많고 서운함도 많다는

이야기를 제 친정아버지께 들었습니다.

 

제 친정아버지께서도 어린 저를 팔남매 맏며느리로

보내시고 며칠동안 제방에서 서성이셨다고 합니다.

철없는 어린 딸이 그 어려운 인생길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잘 참아낼지 걱정이  많으셨던 게지요.

 

다행이 저는 팔남매 맏며느리로 짐은 많았지만

시어머님의 지극한 사랑으로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제 시어머님께서 저를 사랑하셨듯이 저도 제 며느리를

사랑하고 아끼며 마음을 나누겠습니다.

 

따님을 훌륭하게 가르치셔서 워낙 영특하고 사리가

밝은 아이라 저와 마음으로 소통 하는아름다운 관계를

 이루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모님, 결혼생활이란 겪어 오신 것 처럼 그렇게

편안한  길만 있는 게 아니기에 어느 땐 시집식구로

인해 마음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어느 땐 모자람 때문에,

또 어느 땐 생각지도 않은 신경을 써야할 일이 많은 게

아니겠습니까?

 

그럴 때 곁에서 힘이 되는 부모가 되겠습니다.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고 가르치는 모범이 되지못해

모자람 많은 제 아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그저 저희는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정이를 볼 때마다 마음 든든하고 행복합니다.

아마 정이 부모님께서 사랑으로 살아오셨듯이,

정이도 부모님처럼  잘 살아가리라 믿습니다.

 

따님을 보내시며 여러 가지 챙기고 싶으신 마음으로

분주하시겠지만, 저희도 그렇듯이 그저 마음으로

채워주시고 힘드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인륜지대사인 아름다운 맺음, 그저 아름답고 잔잔히

시작하게 마음만 보내주세요.

오늘 성이 편으로 성이 사주를 들려 보냅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제 마음도 참 이상하고 설렙니다.

아들을 길러 온 생각을 하니 아들에게 미안한 것도

많고 마음 아픈 일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성이도 제부모와 함께 어려움과 즐거움 잘

나누고 성장했으니 부모마음 이해하리라 믿습니다.

다만 제가 다하지 못한 사랑을 정이 부모님께서

채워주고 계시니 마음 든든할 뿐입니다.

 

성이 사주 기쁘게 받아주시고, 여러 가지

부족한 제 마음,

웃음으로 덮어주셨으면 합니다.

 

서로 자식을 나누는 아름다운 사이가 되어

정말 좋습니다. 아이들의 아름다운 시작인

결혼식이 있는 7월19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2008년 6월28일

                                     성이엄마 이현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