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배달하는 할아버지
사랑밖엔 난 몰라 2008/02/24 23:33   http://blog.azoomma.com/silkjewel/268437

 

 

2월은

아니벌써 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달 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다

그리고 2월은 겨울 끝달이지만 봄을 시샘하는 시샘달 이고

편지 끝에 붙은 추신같은 달 이면서

그리고 12달중 가장 짧은달 이면서도 가장 바쁜 달 이다.

 

각 학교의 졸업식, 그리고 등록금 준비,교복 준비로 경제적인 부담이 큰 달이고

거기다 설을 지냈고 정월 대보름을 지냈다.

겨울을 보내는 끝달에 살폿 느끼는  봄기운도 느껴보지만 여전히 춥고

옷입기도 어색한 달이고

무엇보다 2008년의 2월은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어서

마음이 더 분주한 달이다.

 

나에게도 2월은 무척이나 분주하다.

설연휴를 빼고는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하고 있고 각종 모임에 단체장 선거에

그리고 가정일까지도 분주하다.

몸도 여기저기 삐걱거리고 그야말로 봄을 맞을 채비를 하는 몸도 마음도 분주하다.

 

인생은 아름다워를 맞고 있는 방송작가로 어떤게 아름다운 인생인지 가끔 정체성이

흔들릴때도 있다.

과연 어떻게 살아내야 아름다운 인생일까?

지난주 그 해답을 가지고 오신 작은 체구의 76세의 할아버지.

20년간 아침 세시에 일어나셔서 신문배달을 해오신 할아버지시다.

 

이 할아버지는 대전 본토백이시고 그리고 대전의 B고등학교 1회 졸업생 이셨다.

젊으셨을때는 조폐공사를 다니셨고 56세에 정년하신 그해부터 지금까지

일요일 빼고 신문의 날 빼고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신문배달을 해 오셨다.

 

어디 멀리 여행가보신 적도 없고 아파본 적도 없다시는 할아버지

아니 오토바이를 타시다가 다리를 다쳐 기브스를 하신채로도 신문을 배달하셨다고 한다.

지역경제를 위해 지역신문을 배달하신다는 할아버지는

그렇게 버신 돈으로 이웃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계셨다.

 

자신도 일흔 여섯이나 되셨는데 팔순 넘으신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여시고

동네 번영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 오셨다.

 

언제까지 신문배달을 하실것 같으냐고 물으니 80까지는 하고 싶다고 하셨다.

분명 그러시리라 믿는다.

 

신문배달...고등학교 때 잠시 신문배달을 해보았다.

여학생이 ..그것도 교복을 입고서 신문을 배달하는 일

어느때는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하고 어느때는 눈물나도록 속상한 적이 있었다.

하얀 여름 교복 옆구리가 까맣게 되었고 다리가 퉁퉁 부었었고

지나는 친구라도 만나면 건물 뒤에서 숨도 쉬지 않은채 서있기도 했었다.

 

지금은...그것도 희미한 추억이 되었고 언제 그랬었나 싶게 별 기억도 없다.

하지만 이 할아버지를 만나 뵌 후

잠시 내 열 여덟살의 여름이 기억났다.

 

얼마 하지않고 그만 두었지만 그 기억도 참 소중하다.

그때 좋은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던 분들도 간간히 있었기에 그 힘으로 지금의 내가 있게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신문을 배달하시는 이할아버지는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시다.

다만 건강을 위해 일하시는 것이고 일해서 버신돈으로 이웃을 위해

쓰시기 위해 기쁘게 일하고 계시다.

 

이 할아버지를 가슴에 담아둔다.

내가 하는 일이 좀 힘 들어 버겁다고 느껴질때, 내마음이 해이해질때 거울이 될 수 있도록.

신문을 배달했던 내 청춘의 시절이 결코 부끄럽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