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숭례문...
사랑밖엔 난 몰라 2008/02/12 11:25   http://blog.azoomma.com/silkjewel/267701

                sally님 이사진 정말 딱이네요. 숭례문을 바라보고 눈물 흘리는 아기

아!숭례문

                                      비단모래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숭례문에 담겨진 600년 세월 우둔해 모르고

그저

아는 건

역사시간에 배운

숭례문이 우리나라 국보 1호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

그래서 우리에겐  목숨처럼 소중한 것이란 것만 알고 있는데

 

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 서울에 가서

서울역 앞에 있던 대우빌딩을 고개젖혀 어지럽게 바라보고

남남 남대문을 열어라 동동 동대문을 열어라

고무줄 놀이하던 그 이름 남대문앞에서

그저 신기하게 바라보던 기억만이 흑백사진 바래듯 남아있는데

 

서울에 갈 일 많지 않은 무지렁이 나도 몇번 보지 못한 숭례문

아들 손잡고 서울 나들이 갈수있는 형편도 못돼

아직 우리 아들이 제대로 보지 못했고

우리 손자들이 구경도 못한

우리나라 국보 1호가

잿더미가 되어 바람에 풀풀 날리고 있네

 

할머니가 살았던 시대

숭례문이 있었다는 것

무엇으로 남겨야 할까

 

불타서 없어졌다고

그렇게 말한들 내 손자들이 숭례문이 국보 1호라고 인정할까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민 4800만이 알고 있는 국보 1호

역사책까지 바뀌는 슬픔 맛보아야 하는가!

 

아..

숭례문

 내 손자의 손자에게까지 보여줘야 할 국보 1호

대한민국의 얼굴

 

부끄럽다

제대로 서울구경 시켜주지 못한 내아들에게

태어날 내 손자의 손자에게까지.....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발만 구를 수 밖에

 

너무 미안하고 창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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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폐허를 곡함

조선일보|기사입력 2008-02-12 02:44 기사원문보기
고은
 

머리 풀고 울어에야 하리

옷 찢어 던지며 분해야 하리

오호 통재

이 하루아침 남대문 폐허를

어찌 내 몸서리쳐 울부짖지 않으랴

돌아보라

6백년 연월 내내 한결이었다

이 도성 남녀노소들 우마들

이 나라

이 겨레붙이 모진 삶과 함께였다

혹은 청운의 꿈 안고 설레어 여기 이르면

어서 오게 어서 오시게

두 팔 벌려 맞이해 온 가슴인

나의 남대문이었다

혹은 산전수전의 나날 떠돌이 하다

여기 이르면

어디 갔다 이제 오느뇨

활짝 연 가슴 밑창으로 안아줄

너의 남대문이었다

단 하루도 마다하지 않고

단 하룻밤도 거르지 않고 지켜서서

숙연히

감연히

의연히

나라의 기품이던

저 조선 5백년

저 한민족 1백년의 얼굴이었다

온 세계 누구라도 다 오는 문 없는 문

온 세계 그 누구라도 다 아는

만방 개항의 문

정녕 코리아나의 숨결

서울 사람의 눈빛 아니었던가

이 무슨 청천벽력의 재앙이냐

이 무슨 역적의 악행이냐

왜란에도 호란에도

어제런듯 그 동란에도

끄떡없다가

이 무슨 허망의 잿더미냐

여기 폐허 땅바닥에 엎드려 곡하노니

여기서 주저앉지 말고 멈추지 말고

떨쳐 일어나

다시 바람 찬 천년의 남대문 일으켜낼지어다

여봐란듯이

저봐란듯이

만년의 내일 내 조국의 긍지 우뚝 세워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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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고 불탄게 너뿐이랴… 역사 홀대한 우리의 업보

조선일보|기사입력 2008-02-11 23:16 |최종수정2008-02-12 07:39 기사원문보기
김병종 서울대 교수
"용서하라 숭례문이여"… 김병종 교수가 바치는 弔辭

오, 숭례문이여. 이 죄를 어찌할꼬. 대체 어찌할꼬. 600년의 세월을 민족과 함께했던 그 문은 무너져 버렸다. 검은 연기와 불길 사이로 그렇게 내려앉았다. 호기롭던 양녕대군의 글씨가 새겨진 현판은 바닥으로 내팽개쳐지고 곱고 단아하던 단청들은 불길의 혀가 삼켜버렸다. 하늘을 향해 날렵하던 누각은 검은 그림자처럼 흔들리다 사라져 갔다. 임진왜란의 전화 속에서도, 6·25의 포화 속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아 민족과 명운을 함께했던 그 역사의 문은 처연하게 무너졌다. 무너지고 불탄 것이 어찌 집뿐이랴. 불탄 기와들이 와르르 쏟아져 내릴 때 우리의 마음도 함께 무너지고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세계에 나가 높은 집을 짓는다고 자랑하지 말아라. 오늘 우리는 다만 부끄럽다.

숭례문. 애초에 그것은 세월을 이고 선 왕조의 집 한 채만은 아니었다. 그저 숨결 없이 서 있는 흙과 나무로 된 누각일 뿐이었다면 이 억장 무너지는 슬픔을 설명할 길이 없다. 차마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워 흐린 구름이라도 겹겹이 드리워 동터 오는 하늘빛을 막아주었으면 싶었던 참담한 마음 또한 설명할 길이 없다. 국보 1호라서, 2호보다 더 소중하다는 그런 숫자놀음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이 우리의 혈육이었고 숨결이었음을 차마 뉘라서 부인할 수 있으랴.

1398년 조선왕조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이후, 숭례문은 늘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여러 차례의 개·보수 공사를 통해 상처와 흉터들을 제 안에 간직한 채로, 한민족의 영광과 고난의 순간들을 고스란히 함께해 왔다. 이 땅과 백성들이 찢기고 아파하고 울부짖던 순간순간을 같이 견뎌내었다. 주린 배를 움켜쥐어야 했던 시절에도, 기적적인 발전을 이루어냈던 시절에도 거기 그렇게 서 있었다. 새벽에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았고 달랑 가방 하나 들고 서울역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에게는, 설렘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민초들의 발길과 숨결이 닿는 바로 곁에서 한 식구처럼 볼 것, 못 볼 것 죄다 보아오며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리 장엄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수더분한 낯빛으로 우리와 눈을 맞추어왔다. 민족의 자랑이자 상징으로서, 역사의 증언자로서 언제까지나 함께할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사라져 버렸다. 말없는 것들은 이렇게 사라지고 나서야, 남은 사람의 가슴을 찢어놓는가.

오늘 숭례문을 불태워버린 것은 바로 우리다. 역사의 유물로만 밀쳐두고 진정 가슴에 담아 귀히 간직할 줄 몰랐던 우리의 업보이다.

재난의 기억은 유난히 빨리 잊혀진다. 불길에 휩싸이던 낙산사의 기억도, 수원 화성의 화재도 우리는 잊어버렸다. 숭례문의 불길은 역사가 오늘 우리에게 다시 내린 아픈 채찍이다.

더 이상은 부끄러운 일들을 잊지 말자. 무너진 자리에 숭례문의 역사를 다시 세우자. 우리의 부끄럽고 아픈 오늘을 후손들에게 낱낱이 전하며 철저한 고증을 거쳐 복원하자. 이것이 그나마 역사 앞에 속죄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우리 곁을 떠나간 숭례문이여.

하늘은 잔뜩 흐리고 차마 나는 얼굴 들고 조사(弔辭)나마 읽을 수가 없구나.

용서하라 숭례문이여. 미안하다 숭례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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