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아버님 드실 반찬을 가지고 집에 다녀온 남편이 말했다.
"오늘은 유난히 더 쓸쓸하대...어머니 산소에 가보니 그렇고
손가락이 다 갈라지신 아버지 놓고 오기도 그렇고..."
"고향다녀오는 길 단풍잎이 하도 이뻐서 당신 보라고 찍어왔어"
남편의 목소리에
쓸쓸함이 배어있었다.
그랬겠다.
낙엽지는 가을끝자리...고목나무처럼 늙은 아버지
여든의 가을을 지나시는 아버지를 홀로놓고 오는 아들의 마음
얼마나 쓸쓸했을까?
"보일러에 기름은 채우셨나?"
"기름있어도 기름값 비싸다고 보일러 잘 안트시는 것 같아"
사람 기척도 없는 캄캄한 밤...온기없는 방에서 쓸쓸함을 견디실 모습
얼마나 아팠을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은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은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의 수선화에게

오늘 저녁 생방송에 지난해 아흔이 넘은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금강산을 다녀온 효자 이군익씨와 전화연결을 했다.
그의 고향이 충남서산이어서 며칠전 서산에 와서 효전도사 강연을 하고
갔다는 소식을 듣고 섭외해 방송을 했다.
올해 93세의 아버지...50에 그 아들을 낳으셨다고 한다.
7남매 막내로 태어나 아버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고 한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쓸쓸해 하시는 아버지를 모시고 금강산을 갔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 힘들다고 지게에 오르지 읺으시려고 했다고 한다.
그 힘든길을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걸으며 하늘에서 어머니께서 내려다
보실것 같아 힘을 내고 걸었다고 한다.
어깨가 까지고 멍이 들었어도
금강산을 구경하신 아버지까 너무도 좋아하셔서 행복했다고 한다.
아! 만고의 효자는 하늘이 낸다고...이분이야 말로 하늘이 낸 효자셨다.
그러면서도 자꾸 알려지는게 민망하다고 하셨다.
이분을 내 가슴에 담아둔다.
나도 홀로계신 아버지 계시기에...힘들다고 생각될때마다..
내 마음을 다스리는 힘이 되려고...


가을이 이렇게 건너가고 있다.
이렇게 아름답게 불태우고 물들였던 나뭇잎을 떨구고 있다.
이렇게 버리며 가벼진 몸으로 겨울을 맞을 것이다.
온전히 맨몸으로 겨울을 맞을 것이다.
두려워 하지않고 겨울을 견뎌낼 것이다.
버리며 얻는 자유를 ...
버려서 편해지는 자유를...느낄것이다.
이렇게 가을은 저 먼 시간속으로 흡입되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