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우리방송 창사특집으로 열리게 되는 도룡골아줌마 콘테스트 예선이 있었다.
서산.예산.당진.홍성.금산.논산.연기.그리고 대전에 계시는 아줌마들이 그렇게
후줄히 내리는 빗속을 뚫고 방송국으로 모였다.
오후 두시
생전처음이라는 마이크를 잡고
아줌마들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자신들의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1살 어린줄 알고 시집왔더니 남편이 네살이나 어렸는데
그 남편이 어찌나 쥐잡듯 잡는지 한평생 꼼짝도 못하고 살았다며
울음을 펑펑 떠뜨리던 논산에서 오신 66세 할머니
80나이에 방송국이란데를 와 본다던 떳다할머니..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시며
곱게 입은 한복할머니는 그 고운 자태로 웃으셨다.
일찍 남편을 하늘로 보내고 억척스럽게 살았다던 이름도 억순이던 아줌마
꽈리고추 밭에서 고추를 따다가 이방송 참여했다는 예산 아줌마
밭에서 쓰러졌다가도 노래만 부르라면 벌떡 일어난다는 서산에서 오신 부녀회장 아줌마
남편 복 지지리 없는 *는 자식복도 없다며
남편이 간경화가 걸려 3개월 시한부 인생인데 아들마저 백수로 놀고 있다는 홍성 아줌마
46살에 대학들어간 아들이 덜컥 한여자애를 데려와 할머니가 되었다는
연기아줌마
아줌마들은 왜 그렇게 기구한 사연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그러면서도 그아줌마들은 왜 그렇게 억척스레 생명의 끈을 잡고 있을까
블 분주하고 힘든 삶이지만 그 끈을 놓지않고 눈부시게 가꾼 아줌마들
곱디고운 얼굴로 한남자를 만나
기미끼고 주름지고 검버섯 핀 얼굴로도 가정의 젖줄이 된 아줌마들
고추따고 소키우고 깻잎따고 포도키우고 하면서 자녀들 길러낸 그세월
얼굴에 분 한번 제대로 못바른 세월
예쁜 루즈한번 제대로 못바른 아줌마들
그러면서도 꺾이지 않고 가정을 지켜오신 아줌마들의 그이야기가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실황극을 연출해냈다.
그 많은 분들중에 8분을 뽑아야 했던 아쉬움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주옥같았던 그분들의 이야기를 가슴에 담아두고
8분만 뽑아 본선에 올린다.
1등은 동남아 여행권 두장
2등은 대형냉장고(문 양쪽으로 여는)
그리고 로봇청소기 등등의 푸짐한 상품이 걸려있는 도룡골 아줌마 본선은
9월12일 오후2시 마이웨이를 부른 윤태규와 당신은 바보야를 부른 이혜리
그리고 충청도 대표개그맨 장동민 아버지 장광순씨를 초대해
한바탕 축제를 벌인다.
아줌마
그 눈물겨운 이름
그리고 아름다운 이름
그 생명같은 이름
그 아줌마의 이름으로 난생처음 방송국 무대에 서는 8명의 아줌마들
오늘 한 아줌마에게 전화가 왔다.
"작가님..뽑아줘서 을매나 고마운지 모르겄슈.지는 동남아 여행권도 필요읍슈
지가 여행갈 뭐나 되남유..로봇청소기도 소용읍슈..지가 힘이 세유
그저 황소울음 우는 우리집 냉장고나 바꿨으믄 좋것슈..."
하하
제가 심사하는 것 아니니까유
그날 심사위원들께 살짝 귀뜸하셔유....유쾌하게 웃었다.
벌써 그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