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새벽
남편이 승진 후 2박3일 연수원엘 들어갔다.
아파트 문을 나서며 잘 다녀오라는 내인사에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라며 웃는다.
잘 다녀오시라는 아들에게
"아들..공주님 잘 부탁해..."한다.
"아버지 걱정마세요.아버지 공주 잘 돌봐드릴게요"
솔직히 신혼초에는 남편의 출장이 싫었다.
출장 뿐 아니라 동원훈련도 보내기 싫었다.
일주일 동원훈련을 가는 남편을 보내며 울었다.
참....지금 생각해도 내가 닭살이다.
그런데 나이가 먹었는지
출장을 간다고 가방을 챙기는 남편을 보면서
며칠간 아침밥 않해도 되겠다는 생각부터 먼저들었다.
하루종일 문자나 전화도 하지 않았다.
나도 내일하느라 문자도 보내지 못했다.
저녁때가 다 되어 남편에게 문자가 왔다.
후배와 저녁약속이 있어 가는 길이었다.
"이쁜 마누라~지금 교육 끝내고 저녁 먹으러 가는 중..밥 잘먹고.."
전화를 걸어보았다.
"나..저녁 약속 있어서 나가는 중이야"
"잘 됐네..저녁 잘 먹어...그리고 잘자"
"알았어..밥 잘먹어.."
그런데 참 이상하다.
시간은 홀가분한데 일찍 집에가서 집을 지키고 싶었다.
후배와 서둘러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참 썰렁하다.
책을 집어 읽다가 컴퓨터를 하다가 그리고 월화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를 보다가
거실에 누웠다가
괜히 청소를 하다가
이상하게 서성였다.
침대이불을 거실로 가지고 나와 깔았다.
방에서 혼자자기 싫었다.
잘 자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재미가 없다.
이제 하루저녁 지나는데...
지금 막 아들들이 들어왔다.
"엄마..심심하셨겠네..."
"녀석들..공주 잘 지킨다며..."
남편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