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메스
엄마와 추억만들기 2007/03/21 08:40   http://blog.azoomma.com/silkjewel/244098
 

 

엄마!

월요일 엄마 생신 부터 오늘까지 내내 우울해요.

아무말도 하기싫고 먹기도 싫고

 

어제 작은오빠의 전화를 받았어요.

"동생~아버지께 전화 자주 드려서 위안해 드려...요즘 아버지 심정이 힘드실거야"

"왜?"

"응~어머니~요즘 시작 하셨나봐...그러니 얼마나 그러시겠어

큰 딸이 아버지께 많은 위로가 되시니...아마 가을이면 위령제 지내고

우리에게 돌아오시면...소영원에.."

작은 오빠의 목소리도 동생에게 애써 태연한척 하지만

슬픔이 배어 있었어요.

 

" 알았어...그런데 가슴이 쏴하게 내려앉네"

"그러지마 동생...씩씩하게 견뎌"

 

전화를 끊고 아버지께 아무일도 없었단 듯 전화를 드렸어요.

"아버지...잘 지내시죠?"

"그럼..."

"저녁 잘 드시고요..저 지금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예요"

"그랬냐..춥다..어서 잘 들어거라"

 

엄마~

생각이 그래서 였는지 아버지 목소리에 힘이 없단 생각이 들어

운전하고 집에오는데 가슴이 울컥했어요.

 

하필 요즘 류진의 소설 칼을 읽고 있어요.

부검의사인 그녀가 하룻밤 섹스를 나눈 그 남자를 해부해 나가는

소설이예요.

그녀는 냉동실에서 꺼내진 어느 남자의 사체를 확인하면서 의문을 죽음을 밝힐

사인을 위해 부검을 하는 장면이 세밀하게 표현돼 있는...

오늘 새벽까지 그 소설을 다 읽으며

나에게 클로즈업 돼 오는 엄마 모습.

 

그러며 어제 인터넷에 뜬 아홉살 어린 소년이 뇌사 판정을 받고

다섯명의 생명에게 새생명을 안겨주고 떠났다는 글을읽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 애썼어요.

 

'우리 엄만 수천명의 의학도들에게..그리고 몇만명이 될지도 모르는 암 환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바쳐 헌신하고 계시다.

라고

 

그런데 말이죠.

엄마.

자꾸 속상하고 명치끝이 아파요.

 

그래서 사위에게 말했어요.

"이게 자식 참 못할 일이네...돌아가셨을때도 슬프고..병원실험실에 놓고 올때도 아프고

이런 소식 들어도 아프고..또 우리곁에 오실땐 얼마나 슬플까?"

사위가 그러더군요.

"그냥 우리곁에 더 오래 계신다고 생각해"

 

담담하게 받아드리려 했지만 심장이 벌렁거리는 걸 어쩔수 없네요.

"나중에 오빠들에게 얘기해서 아버지는 사후헌체결정을 하지말았음 해..

자식은 너무 큰 고통이야"

 

"아버지의 뜻이고...엄마만 그렇게 보내지 않으실텐데..."

 

아~엄마

모르겠어요.

어떤게 잘하는 것인지.

 

얼마전 끝난 드라마 하얀거탑 마지막 날

의사가 죽으며 자신의 몸을 의학연구에 바치고 가는 장면에서 많이 울었어요.

울 엄마가 생각나서.

 

참 엄마는 용감도 했어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이렇게 슬픈데.

 

오늘 아침 하늘도 흐려요.

딸은 또 세상을 걸어요.

 

세상은 지금 막 꽃잔치를 시작하는데

엄마

내 마음은 왜 이렇게 쓸쓸하죠.

 

엄마가 부르던 개나리처녀...

개나리도 한창 피어나는데.

 

보고싶어...보고싶어...보고싶어...엄마~

어디선든 엄마를 불러보지 못하고..지낸 날들..

 

엄마

큰 딸 잡아줘요.

너무 슬퍼서 오늘 어떻게 견딜 수 있을지 몰라..

 

울 엄마 너무 훌륭했다고..삶의 마지막 까지도 훌륭했다고...

생각하려 해도..이렇게 아픈건 어쩔 수 없네요.

 

엄마 몸을 지나는 날카로운 칼 하나가

내 심장도 지나는 것 같이 쓰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