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주례를 서다
사랑밖엔 난 몰라 2007/01/07 22:14   http://blog.azoomma.com/silkjewel/239888

 

2007년 1월7일

오늘 나는 내인생 두번째 주례를 서게 되었다.

나와 같이 시낭송회 활동을 하고 계시는 신부의 아버지가 회장님이 주례를

서주었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주례를 부탁하셨다.

 

방송도 있는 날이고 여러가지 부담이 있었지만

여러가지 주변상황을 물리치고 나를 믿고 부탁하신 뜻을 거절하지 못했다.

세상의 연륜이 아직 주례로 나서기에도 어리고

더구나 여자라는 눈길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런것을 물리치고 나를 선택해주신

그분의 마음을 헤아렸다.

 

며칠전, 결혼을 앞둔 신랑신부가 나를 찾아왔었다.

여자라서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으니 아버지의 선택이라면 너무 신이 난다고 했다.

신랑이 참으로 긍정적이고 시원시원했다.

 

 

 

어제 저녁 무엇을 이야기 해줄까 생각하다가 주역에 나오는

지천택괘와 천지비괘 이야기를 해주기로 했다.

그리고 거문고와 비파의 어울리는 화음 금슬의 뜻을 설명해 주기로 했다.

 

역시 예식장에서는 여자가 주례로 선다니까

호기심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보통은 봉투만 내고 식당으로 가는데

오늘은 예식장안에 꽉차고 서있어도 식당으로 안가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조용히 내 얘기를 듣고 계셨다.

대체적으로 예식장안이 소란스러운데 아무도 잡담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의 말에 귀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여주고

정말 커다란 박수를 보내주었다.

 

혼인서약도 신랑 신부가 직접 자신들이 말하고 싶은 것을

서로 바라보고 언약하라고 시켰더니

진지하게 사랑의 서약을 했다.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시키고

신부아버지께 딸을 한번 안아주라고 하자

신부아버지는 눈물이 글썽한 채로 딸을 안았다.

장모 되는 분께는 사위를 안아주라고 했다.

 

신랑부모님께도 인사 시키고

신랑 어머니께 자랑스런 아들을 한번 안아주라고 부탁했더니

그어머니 아들을 안으며 행복해 하셨고

시아버지 되시는 분께 며느리를 안아주라고 부탁드렸더니

싱글 벙글 며느리를 안으셨다.

 

다른 결혼식보다도 따뜻하고 정겹게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결혼식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마음을 썼다.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하객들도 양가 부모님도

신랑신부도 고맙다고 내손을 잡았다.

 

                                                     

                                                   사회를 본 이사람도 정말 예의 바른 청년이었다.

 

 

 

 그러고 방송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는데

신랑에게서 전화가 왔다.

신혼여행을 가려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선생님~오늘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 평생 잊지않겠습니다.

오늘 너무 감동적이었고 제 친구들도 선생님께 주례를 부탁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선생님 다녀와서 꼭 찾아뵙겠습니다"

 

라고 씩씩하게 말하는 신랑의 전화를 받고

오늘 내가 두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것이 기뻤다.

 

"그래요~신혼여행 행복하게 잘 다녀오고~다녀오면 내가 밥 살게요"

라고 전화를 끊었다.

 

그 먼길

결혼의 시작..세상으로 나가는 두사람의 앞날에

거문고와 비파의 화음이 천상에 이르도록 아름답게 울려퍼지기를 기원한다.

 

나도 행복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