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에서
사랑밖엔 난 몰라 2006/11/11 17:37   http://blog.azoomma.com/silkjewel/236304
 

 

 

오늘 남편친구가 며느리를 얻는 결혼식에 참석하고 왔다.

남편나이 52년 용띠모임을 아홉명이  하고 있는데

벌써 여러번의 결혼식에 참가했다.

손주를 둘씩이나 본 집도 있고 세자녀를 다 결혼시킨 집도 있다.

 

 

오늘도 2년전에 딸을 시집보내고 하나 남은 아들을 결혼시켰다.

나는 아직 시작도 않했는데 마음이 후련하리란 생각이 든다.

 

남편 나이가 벌써 사위를 얻고 며느리를 얻고 손주를 볼 나이가 되었다.

내 나이도 그렇게 되었다.

한복을 곱게 입고 예식장에서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신랑의 엄마

무슨 생각이 들까?

 

나는 그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이들을 위해 촛불을 점화하면서 어떤 기원을 할까?

딸의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가 사위녀석에게 딸의 손을 맡기며

아버지 가슴은 얼마나 쏴하니 아파올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진다.

 

시장바닥같이 혼잡스런 결혼식장에서 별달리 생각이 없고

그저 머릿속이 하얗게 되더라는 남편친구의 말을 들으며

그도 그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나는  그 결혼식장에서 아주 특별한 결혼식을 보았다.

모든 식이 수화로 진행되고 있었다.

 

사회도 주례사도 신랑 신부의 혼인서약도 축가도 축시도 모두 수화였다.

유일하게 소리를 내는것은 축가에 맞춘 바이올린 소리뿐이었다.

하객들도 모두 수화로 축하를 보냈다.

 

너무도 조용한 결혼식~참으로 정갈하고 숙연했다.

얼굴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한참을 지켜봤다.

 

사랑~

그렇게 시끄럽게 말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느껴져왔다.

하트를 그리며 축가를 부르는 그들의 손끝에서 사랑이 전해져왔다.

 

오늘 결혼한 그들이 나는 누구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을 마음으로 축하해 주고 싶었다.

평생을 소리내지 않고 가슴으로 대화하면 눈빛으로 사랑할 그들

참 팍팍하고 막막한 순간도 많이 이겨가야 하겠지만

그들은 또 그렇게 조용하게 해결하며 이겨나갈 것을 믿는다.

 

남편친구의 아들결혼식에 서서

나도 이젠 아들 결혼을 치를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 1학년때 만나서 군대다녀온 기간을 서로 견뎌내고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의 일원이 되어 살아가는 아들.

 

올해 가기전에 양가 상견례라도 해야겠다.

 

어떤 마음일까? 아들의 결혼식장에 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