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그 희디힌 이름아
사랑밖엔 난 몰라 2006/09/21 09:53   http://blog.azoomma.com/silkjewel/233065

 

가슴을 흔드는 가을바람에도

계절에게 사랑을 고백받고 물들어가는 나뭇잎을 보면서도

머릿속에 가득한 가정 살림살이 생각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찬란하게

느낄 수 없는 이름 아줌마!

 

세상은 여자남자 그리고 위대한 아줌마가 이끌어 간다더니

역시 아줌마는 세상의 힘이고 가정의 빛이었다.

 

어제 우리방송 창사기념으로 마련한 도룡골 아줌니 콘테스트

8명의 본선에 오른 아줌니 여덟명

갖가지 사연을 가지고 무대에 올랐다.

 

충청도 사투리를 얼마나 진하게 써야하는것과

살아온 삶이 얼마나 진솔한가와

그리고 그의 진실한 태도로 점수가 되어 지는 대회.

 

이 방송을 준비하면서

나도 가슴이 설랬다

나도 충청도에서 30여년 살면서 얼마나 충청도 말을 쓰고 살았나

현시대를 살면서 표준말로 포장된 내 생활

지역에서 내려오던 지역만의 순수한 말을 표준말을 써야 한다는 교육으로

많이도 잊어왔다.

 

하지만 기차를 타고 김천만 내려가도 거기서 부터 진한 사투리가 나오는걸 보면

얼마나 그말의 뿌리가 튼튼한지를 알수 있을 것 같다.

경상도의 얼얼한 말투와 전라도의 찐한 정열의 말

그리고 제주도의 방언들은 우리를 즐겁고 신기하게 만들때가 많은데..

 

그런데 아니었다.

우리 충청도 말이 얼마나 즐겁고 눈물나게 재밌는지.

어제 출연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쓰는 아줌마들의 말속에

아직도 충청인의 여유와 익살 해학이 금강줄기를 타고 이어져 오고있음을 느꼈다.

 

물론 으뜸상은 서산에서 오신 아줌마가 수상하셨다.

질긴삶의 굴곡을 웃음으로 감동으로 그리고 조금은 천천히

전달하셨다.

딸 넷을 낳고 아들을 낳은 사연을 털어놓았다.

 

시집온지 사흘만에 행주치마 입고 논매러 갔더니 '그집 암소한마리 잘 들어왔다'고   온 동네사람이 부러워 했다고 시작하더니 딸넷을 줄줄이 낳자 시아버님이 식음을 전폐하셨고 남편은 절에가서 천배를 하느라 무릎이 까졌고

자신은 아들낳은 집의 도끼를 가져다 이부자리 밑에 넣고 잠을 잤다고 한다.

 

그러다 다섯번째로 아들을 낳았는데

시어른들 며느리 국밥먹일생각은 않하시고

손자 고추만 하루종일 들춰 보셨다고 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그 아들이 탈렌트처럼 잘생겼고 지금은 군대에 가서 나를 지키고 있다고 해서

박수를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도 아들도 좋지만 딸들이 잘 커주고 예뻐서 사위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아들딸 구별없이 많이 낳으라고 마지막을 맺었다.

 

고된 생활속에서도 단란한 가정을 꾸려왔던 그 아줌마

1등 을 부르자 소녀처럼 팔짝팔짝 뛰던 그모습은 영락없이 열아홉 소녀였다.

"난 국민핵교도 못다녀서 글씨도 못써유"

 

출연료 영수증에 삐툰 글씨를 쓰면 부끄러워 하던 그아줌마

 

하지만 그 아줌마는 정말 하얀 마음을 가진 아름다운 가을동화같은

인생을 살았다.

질기고 고된 삶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드리며 인내하며

살아온 아줌마

 

아줌마가 아니었으면 감당하기 어려웠던 그길

 

희디흰 메밀꽃 그  모습이었다.

 

 

 

 

지중해-여보 정말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