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어젯 저녁
마음마저 주르륵 흘러 내려 담을 길이 없었다.
마음이 맞는다고 생각한 여자넷이 찾아간 '차 마시는 집'
녹색 공간이 마음을 차분하게 잡아매었다.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창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있는데
넓은 다관을 가지고 온 얼굴 맑은 찻집주인 남자는
말없이 녹색가루를 대나무 다솔로 저어 내놓았다.
"이 차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말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마시면 좋은 차입니다.
잠시 마음을 다독이시지요"
그 말에 울컥했다.
저 사람은 어찌 사람의 마음속 까지 읽어 내릴까?
나를 그 찻집으로 데리고 간 노래강사 선영씨가 말했다.
"저는요..가끔 아주 마음이 우울할때 이곳을 오면 영혼이 맑아져요"
이 찻집 주인은
차를 사랑해서 은행 지점장을 벗고 지금 대학에서 차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참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구나
그냥 차만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다독이는 차를 나누려 애쓰는 사람이구나.
그러더니 보이차를 가지고 와서 보이차를 한참 우려주었다.
쑥차를 우리고
나중에는 우설을 우리고 맨 마지막에는 매화 한송이씩을 띄운 차까지
우리를 그야말로 차로 황홀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며 차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들을 많이 이야기해 주었다.
그 찻집에서 세시간을 비와 함께 마음까지 차와 함께 젖으며
잠시 세상에서 상처받았다고 생각한 시간을 치유했다.
"차 마시는 집'
그 녹색의 공간은 차를 마시며 세상을 넉넉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공간이다.
나는
나는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어떤 위안을 주는
공간이 될까?
함께만 있어도 편안한 그런 공간 이었으면 하는데
내 감수성에 내가 더 많이 찔리고 있으니...
여보 정말 미안해-노래 지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