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세요?
사랑밖엔 난 몰라 2006/07/10 09:23   http://blog.azoomma.com/silkjewel/228426
 

              비안개가 걷는 식장산을 아파트 거실에서 큰 아이가 찍었다

 

 

한용운의 시 '알수없어요'의 한 대목처럼

'지리한 장마끝에 서풍이 몰려가는 무서운 구름의 터진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일까를 그리며 있는데

핸드폰 문자가 띠릭 내 몸을 흔들었다.

 

"이현옥 같애.*^^*

계족산에서 내려다 본 시야가..

비 개인 산.. 정말 깨끗해.

내 이쁜 마누라 같이^^ 수고해~"

 

방송국 창너머로 

갑천황톳물이 넘실대며 급하게 달린다.

시간을 다투며 살아온 나는 6시가 가까워 지면 이상하게

실핏줄까지도 싸늘해 진다.

생방송~

어떠한 천재지변에도 미룰 수 없는, 1분 1초도 미룰 수 없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과의 싸움.

 

 

시그널 뮤직이 나가고 오프닝이 나가고 첫노래가 협찬멘트가 나가야

휴~ 하고 숨을 쉴수 가 있다.

아니~클로징 멘트가 나가고 마지막 내이름이 나가야

열뜬 하루가 지난다.

두시간 생방송 잠시도 숨 돌릴 새가 없다.

 

신청곡 받으랴 교통제보 받으랴

두대의  전화가 쉴새없이 울린다.

 

더구나 어제처럼 태풍예보가 있으면 더 긴장이다.

고속도로 상황도 알아보아야 하고 재해예방센터도 연결해봐야 한다.

 

인천에서 내려온 가수 인터뷰도 해야하고 

거기다가

전화신청곡 왜 안보내주냐고 약간의 항의 전화도 시달려야 하고

스토커성 전화도 받아야 하고

밥사준다 차사준다..의 전화도 거절해야 하고(최대한 친절하게..)

어느땐 오전 몇시에 나간 노래 제목이 알고 싶다는 전화까지 오면

정말 난처하다.

 

그런 아내를 위해 비 그친 계족산에 오른 남편이 보내준 문자

훅~웃음이나서

날씨리포터에게 문자를 보여줬더니

"이작가님 애인이세요"한다.

 

"애인~?"

 

"네~애인 아님 그런 문자 보내겠어요?"

 

"그래 ~애인 맞다~영원한 애인"

 

무사히 클로징 멘트가 나가고 내이름 석자가 공중에 흩어졌다.

내이름은 어디에 떨어졌을까?

어느 구석진 가슴에 떨어져 녹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