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전히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오늘.
아침 9시 혼자 시골집엘 갔다.
일하는 며느리~아들에게 덜렁 들려보내는 반찬을 드실 아버님과
점심식사를 하고 오고싶었다.
가는 길~보석사를 돌아드는 길가에 철 이른 코스모스가 내마음을 잡았다.
어쩌라고! 어쩌라고!
결국 차를 후진해서 올해 처음보는 코스모스를 가슴에 담아왔다.
아~결국 마흔 아홉의 끝에도 코스모스는 피어나는 구나.
한참을 바라보는데 가슴이 뜨거워진다.
왜 코스모스 꽃에 아직도 이렇게 가슴은 뛰는지.
이제 불혹의 끝이 지나면 하늘의 명대로 살아야할 지천명인데..

시골집 텃밭엔 꽈리꽃이 한창이다.
이제 이 꽈리는 가을이 되면 붉은 꽈리를 청사초롱 처럼 매달고 기다릴 것이다.
어머니는 꽈리가 익으면 감기들면 먹으라고 한바구니 따 주셨었다.
그리움 처럼 꽃을 달고 섰는 꽈리에 또 마음이 쏴~해진다.

둥글레도 꽃송이를 매달고 있다.
어찌나 대궁이 실한지.
이 둥글레도 이젠 하얀 꽃종을 울리며
그리움을 흔들어 댈것이다.
별로 보아주는 이 없는 텃밭에서 저 혼자 그리움을 털어내며
종소리를 울릴것이다.

혹독한 겨울을 지낸 바위솔들
저 여린것들이 죽지 않고 다시 살아
눈뜨고 있다.


뒤꼍 앵두나무
연지 곤지같은 앵두알을 매달고 섰다.
따먹는 사람 없다고 기다림에 지쳐 저혼자 물러 떨어지고 있다.
한 보시기 따와서 남편에게 주니
어릴적 맛이라며 맛의 추억을 더듬는다.
먹을 것 없던 시절
익기도 적에 따먹었다며...그 그리움의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저 혼자 굵어간 머위줄기를 낫으로 베어왔다.
삶아서 껍질 벗기는 시간도 많이 걸렸다.
"이거 시간 너무 걸린다...차라리 사먹는게 싸지...너무 힘드네"
"그러네~먹는건 간단한데 준비과정이 복잡하다..손 조심해~
그리고 오늘 수고 많았네"
옆에서 머위줄기를 벗겨주던 남편이 손톱에 까만물이 드는
아내 손을 걱정한다.

어머니 계실때 이 머위줄기를 들깨갈아 볶아주시던 맛이 생각나 베어왔다가
몇시간 허리아프게 머위줄기를 벗겼다.
아직도 어머니 맛을 그리워 하는 남편인데 어머니 맛이 날른지 모르겠다.
아릿한 맛이 빠지게 물에 담가놓았다.
내 마음속의 아릿함도 함께 빠지면 좋겠다
내일아침 들깨갈아 볶아야겠다.
아버님을 모시고 진안읍내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등굽은 아버지
슬프게 늙으신 아버지
"생각지 않게 외식을 한다" 시며
좋아하시는 아기같은 아버지~그 아버지를 너른 집에 다시 혼자두고
며느리는 돌아왔다.
맥미러 속에 아버지는 오래 손 흔들고 계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