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저녁 방송 마지막 클로징 멘트가 시작되었다.
"사랑은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어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떠나지만 그동안 당신을 사랑했고 사랑받았던 그 마음
잊지않겠습니다.안녕히 계십시요."
그리고 임재범의 노래 비상이 오버랩 되었다.
나는 또 한사람을 보낸다
1년반 함께 미친듯 방송을 만들어냈던 시간들
갈등과 번민이 몰려올 때마다 서로 격려하며 위로하며
지나온 시간들
참 많은 노래를 만났고 많은 가수를 만났고
많은 청취자를 만난 토요일 일요일의 시간들
휴일을 반납하면서..추석연휴 크리스마스연휴 설연휴 연말연시의 연휴까지
반납하면서 우리는 방송에 몰입했었다.
서로 마음을 나누고
눈빛만 보아도 작가가 무얼 원하는지
진행자가 무얼 원하는지 알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던 우리
그래서 힘들지 않았는데
그래서 행복하게 만들었는데
영원히 방송을 떠난다는
찔레꽃 무덤에 혀를 묻고 떠난다는 그녀!
나의 멋진 진행자였던 그녀를 보냈다.
그녀에게 방송이 전부였다는 걸 안다.
마이크 앞에서만이 가장 행복해 한다는것도 안다.
그녀가 말했다.
"지독한 사랑..죽을것 같은 사랑도 떠나보냈는데
방송..떠나보내지 못하겠어요?"
그 비장한 쓸쓸함을 안다.
이틀간 그녀와 함께한 쫑파티!
소주로 불지르고 노래를 불러도 마음속이 영 휑하다.
그동안 수많은 진행자를 떠나보내고 리포터를 보내고
그리고 나도 프로그램이 바뀌는 낯선일을 수없이 겪었는데
이번에는 왜 그리도 마음 아픈지.
방송이 목숨인 그녀가 방송을 떠나는 쓸쓸함
어떤 걸로도 보상되지 않는다는걸 안다.
그녀는 내 품에서 흐느꼈다.
"사랑해요.."
나는 그녀를 보내고 또 다른 진행자를 만날것이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그렇게 방송을 만들것이다.
그러나...
그리고 그녀의 또다른 비상을 믿는다.
뮤지컬과 연극과 요즘 한참 배우는 크로마하프에 빠져보겠다고
마지막 삶을 황홀하게 살겠다는 그녀를 보냈다.
이렇게 회오리 바람같은 개편을 맞았다.
오늘 개편 첫날...막막하다.
방송 작가 17년간 수많은 엠시와 리포터를 보내고 다시 만났는데
이번 개편이...그녀를 보내는 일이 가장 아프다.
빈 자리
사람은 없어 봐야 그 빈자리를 안다.
그 사람의 빈자리가 드러나면서 다가오는 서글픔과 불편함....
그것은 때론 그리움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던가.
- 한수산의《거리의 악사》중에서 -
-오늘 아침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