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여자를 선운사까지 달려가게 만든 봄날은 ... 꽃바람 휘날리고
선운사 동구(洞口)
/ 서정주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시방도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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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은 왜 사람의 마음을 이리도 헤집어 놓는가!
지천으로 터지는 꽃폭죽은 왜 사람을 꽃멀미나게 하는가!
토독 토독
꽃잎 터지는 소리는 왜 사람을 바람따라 떠나게 하는가!
나를 왜 선운사 앞마당에서
붉게
마음 토하게 하는가!
동백은......

선운사 동백
금사
고운 님 생가 툇마루에 걸쳐 앉아
그때의 바람을 만났습니다.
당신을 키운 팔할의 바람
선운사를 돌아
숨가쁘게 달려와 아직 동백꽃 피지 않았다 전하고 갑니다.
열여섯 당신의 누님
진홍빛 초경
노란 불꽃 사르르
피어 올라야
그때야 비로소
빨갛게 배시시 웃어보이고
목숨바쳐 사랑한 죄
천길
땅
송이째 후두둑 뛰어내려
붉게 운다 합니다.

선운사 동백꽃
-- 김 용 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도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때문에
그까짓 여자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물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