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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사과나무를 위하여
-박라연
제 키를 낮춘 만큼
탐스럽게 열리는 여자의 아이를 위해
앉은뱅이처럼 주저앉으려는 당신
온몸을 슬프게 구부리고만 있는 당신을 문득
태초의 어머니라 부르고 싶다
어쩌다가 벗은몸의 처절한 자태를 나는 보고 말았는지
그때 그순간은 이미 친숙한 운명이 되는지
내 죽어 한그루 사과나무로 돌아와야 한다면
더 높이 솟아 오르기 위해 숨을 쉬는 나무들
그들이사 짐작도 못 할 따뜻한 수액들을
둥굴게 둥글게 공붕에 매달아두리
어느 쓸쓸한 가울밤 홀로 눈떠
온몸의 붉은 반점들을 빠짐없이
달디단 사과라 이름 붙이어 놓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