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화옆에서
서 정 주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니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엄마!
국화가 피어나는 계절인지
엄마는 알고나 있는지
오늘밤 엄마의 얼굴은 핏기가 가시고
입술이 까맣게 타고 있었어
링겔이 들어가는 손은 퉁퉁 부었고
엄마손을 가만히 만져도 미동도 하지않는 엄마가
너무나 안쓰럽네
요즘 거리의 노란 은행잎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아?
병원에서 나오며 중촌 네거리를 운전하며 오다 노란 은행잎이 무성한 길을
지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엄마를 불렀어
엄마의 얼굴이 노오란 은행잎 같았어
엄마!
우리가 병원에 가서 하는말 알아듣기는 하는거야?
엄마랑 사진이라도 찍을 수 있었던 그때
우리가 가면 노래하라고 해서 노래 부를 수 있었던 그때
그때가 그립네.
오다가 엄마 담당 의사선생님을 만났어
이제 엄마에게 어떤 검사도 하지 않기로 했다네
난 그래서 우리엄마 아프지 않도록만 해달라고 했어
아프기 전에 진통제놓고 진정제 놓고 수면제 놓으라고 했어.
그렇게 라도 며칠만 더 견뎌줘
하루라도 더 견뎌줘
엄마가 이땅에 없다면
노란 은행잎도 국화도 아름답지 않을거야
엄마 가을엔 떠나지 말아
너무 슬플 것 같아
그렇잖아도 내겐 너무 아픈 가을이거든
엄마 있지...
동생 회사에서 공모전이 있었는데
내가 아이디어를 냈잖아
그게 1등상을 탔어
엄마가 알았으면해
동생이 상품권을 전부 나를 주면서 좋아하는 모습에
아버지도 많이 기뻐하셨어.
정말 우리에게 기쁜일 많은데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네.
엄마의 핏기없는 노란 얼굴
'엄마' 하고 부르면 '왜 딸아'하던 그목소리 듣고 싶네.
자꾸만 줄어드는 엄마와의 시간
슬프네..
엄마 나 지독한 감기에 걸렸어. 면역성이 많이 떨어졌대
맥도 무지 약하대. 이러면 엄마는 그랬지. 엄마손은 약손이라고.
엄마의 약손이 그리운 밤이네.
엄마~이밤도 무사히 넘겨줘
내일 일 마치는 대로 엄마에게 갈께.
그리고 또 일요일은 엄마곁에서 잘께.엄마 손 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