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엄마와 추억만들기 2006/03/16 08:58   http://blog.azoomma.com/silkjewel/220729
2005.09.30

 

 

 

황사

             錦沙

 

차라리

모래바람이 아닌

그리움이

눈앞을 가리면

좋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당신이라 느낄 수 있는

감촉의 어둠

 

그 어둠 이라면

차라리 좋겠다.

 

 

가을비가 하루종일 마음까지 적셔낸다.

핏줄속의 피들이 거꾸로 오르는 것같은 멀미

눈앞에서 별들이 쏟아져 내리는 현기증

 

엄마가 10월4일 새벽 서울로 가신다.

큰 오빠가 있는 서울로..현대아산병원으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엄마에게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오빠는 오빠 친구들을 수소문해서

최고의 권위자를 찾았고

그리고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엄마를 서울로 모셔간다.

 

엄마가 서울로 가면 나는 엄마를 자주 보지 못할테고...

 

엄마는 가지않겠다고 하셨다.

엄마손을 잡고 설득했다.

 

"엄마....생사는 유명이고 부귀는 재천이라지만...요즘 같이

의술과 과학이 발달한 시대는 어쩌면 하늘도 움직일 수 있을지 몰라.

큰딸 ....엄마 서울로 가면   많이 보고싶을거야

하지만 엄마가 나아서 오는 날 기다리며 기도할께

그리고 서울 꼭 갈께..."

 

그랬더니 아기처럼 가겠다고 하셨다.

다행이 간병사 아주머니께서 함께 따라 가신단다.

간병사 생활 그렇게 오래했어도 이런집 보기 어렵다며

엄마가 원하시면 따라가서 정성껏 보살펴 드리겠단다

참 고마운 일이다. 

 

엄마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다 이야기 해드렸다.

 

"엄마 오늘 학술제에서 시낭송 했거든... 나 출판기념회때 엄마가 해준 옷

입고 했는데 다 이쁘대...그리고 저녁에 되살미 봉사대 가을 음악회 미팅있었거든

내가 사회보잖아..그래서 나오는 사람들 프로필 받고 함깨 저녁 먹었어

 

그리고 오늘 시화전 끝나서 액자 가져왔고

내일부터 한밭문화제가 시작돼서 참 바쁘네..

 

그리고 엄마 오늘 우리방송국에 황우석 박사가 오셨어

얼굴도 미남이고 말도 참 잘하셨어...우리방송 창사특집 한빛대상 과학상을

수상하셨거든..우리지역 부여 출신이잖아..자랑스럽지?

그런데 있지 황우석박사를 경호하는 사람들..참 멋있드라...히히

그리고 나 보령으로 쑈하러 가야해...가수가 열명이나 오거든..

보령 버섯축제한다네...보령사는 이모 구경  오랄까?...."

 

왜 그렇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지.

 

엄마의 말도 이어졌다.

"오늘 수간호사님이랑..그리고 병원장님이 다녀가셨는데

병실이 유치원 같다고 하시드라..

이런 병실 처음 봤다고 웃으시면서 꼭 나을거라고 하셨어

그래서 그런가 오늘은 통증이 없었어"

 

"거봐 엄마..아픈것도 기분이라니까..엄마 입에 피도 안고였네

입이 깨끗해"

라고 했더니 엄마는 입을 크게 벌리며 좋아한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가장 마지막에 꺼낸 '희망'

 

이젠 그 마지막 카드 희망을 엄마에게 안긴다.

 

가을비같은

술 한잔에 젖은 큰오빠가 전화를 했다.

"동생아..큰오빠가 최선을 다할게....다 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