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가 사랑하는 세째사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꽃바구니를 엄마에게 드리며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어머니
서정주
아기야......
해 넘어가 길 잃은 애기를
어머니가 부르시면
머언 밤 수풀은 허리 굽혀서
앞으로 다가오며
그 가슴속 켜지는 불로
애기의 발부리를 지키고
어머니가 두 팔을 벌려
돌아온 애기를 껴안으시면
꽃 뒤에 꽃들
별 뒤에 별들
번개 위에 번개들
바다의 밀물 다가오듯
그 품으로 모조리 밀려들어오고
애기야
네가 까뮈의 이방인의 뫼르쏘오같이
어머니의 임종을 내버려두고
네 꿈의 마지막 한 겹 홑이불은
영원과 그리고 어머니뿐이다.

또 하루 고통의 시간을 살았다.
엄마 몸에서 자꾸만 빠져나가는 시간들처럼
엄마 몸의 살들도 자꾸 눈 녹듯 사라져가고
엄마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없는 딸은
오늘도 엄마를 병실에 놓아두고.
엄마 나 내일 학술제에서 시를 낭송하는데...
잘 해낼께
장애우 차량봉사대 되살미 가을음악회 사회도 잘 볼께.
엄마! 나 가을 무지 타는데..그냥 있어도 가을이 무지 아픈데
지금은 정말이지 엄마땜에 가을이 쓸쓸하네.
가을을 쓸쓸해 하는것도 마음 사치같은데
그래도 아프네.....가을멀미로 울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