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엄마와 추억만들기 2006/03/16 08:36   http://blog.azoomma.com/silkjewel/220721
엄마!! 통증이 멎었으면.. | 엄마랑 추억쌓기
2005.09.24


 

 

 

 

 

 

 

 

 

 

 

 

 

 

 

 

 

 

 

 

어제 오후 병원에 입원한 엄마!

어색한 환자복이 입혀지고 링겔이 꽂혀지고 피검사 엑스레이 촬영이 이어지고

오빠들이 서울에서 다시 내려오고 있는 중이라 모든 서약을 큰 딸인 내가 했어.

 

엄마의 담당의는 예쁜 여의사였어

엄마 방광안까지 정복한 암세포들을 확인 시켜주었고

나는 여기저기 내가 엄마의 딸이라고 서명을 하면서

엄마를 끝까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이상한 책임감이 들었어.

 

그리고 엄마의 식사로 나온 흰죽을 떠서 엄마입에 넣으며 말했지.

" 엄마! 엄마도 나 이렇게 수저로 밥먹여 키웠지? 이젠 내가 엄마 먹여줄께

내 말 잘듣고 잘 먹어야해.."

어린아기처럼 달래며 죽수저를 넣어주는데

정말 엄만 아기처럼 고개를 흔들었어.

 

두수저도 안먹고 남긴 죽...그걸 내가 먹으며 왜 그렇게 비위가 틀어지는지.

엄마는 내가 남긴 밥을 다 먹었을텐데...그래서 내가 엄마가 남긴 것을 먹으려

마음 먹었어

왜냐구? 엄마의 온기를 느끼고 싶어서.

 

" 그걸 먹어서 어떡하니...허긴 그거 먹는 사람이 임종을 본다더라...."

 

어젯밤은 큰오빠와 내가 병원에서 자기로 했지.

첫날은 큰아들과 큰딸이 지키자고.

물론 24시간 간병사를 두기로 했지만 첫날은 그러기로 했어.

 

큰오빠는 그저께밤도 한잠도 못잤대. 엄마의 큰아들..자랑스런 큰아들은

밤새 엄마의 얼굴을 쓰다듬고 손을 쓰다듬고..엄마 젖을 만져보고...

그냥 엄마 얼굴만 바라다보고...그리고 고개를 돌리때마다 오빠 눈은 젖어 있었어

 

나는 엄마 누운 침대에 누웠어

엄마의 숨소리 심장뛰는 느낌...엄마 손을 만지고 팔을 만져보고 앙상해진

다리를 만져보고...

 

엄마는 9시쯤 진통제 한알을 먹고 거짓말처럼 통증이 없어졌어.

내가 아플땐 엄마손이 진통제였는데

엄마손은 약손 이라며 쓰다듬으면 정말 잠이 들곤 했는데.

내 손은 아무것도 못하네.

 

통증이 없는 엄마는 참 많은 이야기를 했어

"내가 만약에 세상을 가면..아버지..혼자두지 말고 좋은 분 소개해주고..

그리고 엄마옷과 이부자리 그리고 세간살이...큰딸이 알아서 하고

이렇게 통증 없는 걸 보면 집에 가도 될것 같고..."

 

"알았어 엄마..엄마가 쓰던 물건 내가 잘 보관하고 엄마 보고싶을때 꺼내볼께

그런데 엄마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아 그것봐 통증도 없어졌잖아

곧 집에 갈거야"

 

"맞아..집에서 나오면서 나아서 온다고 약속했어..니 아부지랑"

 

울컥!!

하지만 난 웃었어. 낮게 핀 채송화처럼 그냥 웃었어.

 

큰오빠는 밤새 뒤척이고 있었어.

고등학교 때부터 엄마 떨어져 서울서 지낸 오빠!

집에만 오면 엄마가 끓여주는 국수가 너무 맛있다고 하던 오빠.

엄마의 힘이되어 가난해도 행복의 조건이 되어준 큰오빠.

대전중학교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면서

엄마에게 웃음을 안겨준 오빠도 속수무책인 자신이 많이 아픈가봐.

 

하지만 오빠는 충분히 엄마를 행복하게 해줬고

충분히 엄마를 사랑했는데 참 아파하네.

 

오빠는 새벽 첫 기차로 서울로 갔어.

여러가지 정리해 놓고 다시 내려오겠다고.잠든 엄마를 한참 바라보다 무겁게 ..

 

통증없는 밤을 보냈는데 엄마는 새벽에 각혈같은 것을 했어.

눈물이 솟구쳤어...근데 꼭 참았다.각혈은 아니고 담즘이 역류하는것 같다고..

엄마에게 다시 아침 죽을 먹이고..남긴것을 내가 먹고..

 

"너 잠도 못 자고 음식 그렇게 먹고 어떻게 일하니..뭐좀 사 먹어라..돈 줄까.."

엄마는 내 걱정이네.

 

"엄마 ..나 오늘은 병원에 못올지 몰라..큰 며느리가 지킨다니까 걱정말고

아프면 바로 약먹고...밥 많이 먹고 있어..그래야 집에가지"

 

" 너 잠도 못자고..힘들어 어쩌니....집에가서 편하게 자라"

 

우리 방송이 창사 41주년을 맞아서 연일 특집 방송이야.

오늘도 나는 특집방송을 준비하러 나왔어.

오늘은 공개방송인데.

엄마 생각으로 가득 찼지만 난 또 열심히 엄마를 잠시 잊고 일할거야.

어쩌면 내가 맡은 일을 잘해내는게 엄마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오늘 막내동생이 엄마의 사후신체기증서를 가지고 병원장을 만난다고 했어.

아~~~~~~~~엄마~~~~~~꿈 이었으면~~~~~~~깨지 않는~~~~~엄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