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렇게 가만히 부르기만 해도 가슴 뭉클하고 아파옵니다.
이세상 누구보다도 강하고 철골같은 어머니가 쓰러져 누우셨네요.
어제 큰 사위가 모시고 병원엘 다녀왔다고
어머니 몸을 휘감는 통증이 예사롭지 않다고 어둡게 말하는 걸 보고
우리가 예감했던 이별의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3년전 위암4기로 접어들어 위를 다 잘라내는 수술을 받으시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훌훌 털고 일어나셨지요.
참 명랑하시고 웃음 많은 어머니는 청빈한 선비의 가난한 아내로
한평생 험하고 힘든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방금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버지께서 받으시더군요
"아버지... 어머니 편찮으신데 가보지도 못해서 어떻해요"
했더니
"너 열심히 방송하고 공부하는게 효도하는거다...세월흐르고 부모는
그렇게 가는거다..너 맡은 일 충실히 해내는 게 기쁘게 하는거다"
라고 말하셨지요.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딸아..나 아픈건 괜찮은데 니들이 걱정해서...어제도 큰 사위한테 민망하더라
그 바쁜데 일일이 챙기느라고......"
"엄마 그런 말씀 하지마세요..그 사람 몇년 전 어머니 잃고 지금 장모님을
어머니처럼 생각하고 있는데...."
"그런데 엄마 병원비는 왜 주셨어요..사위가 다 냈다는데....."
"명절은 다가오고..여러남매 맏며느리 우리딸 돈쓸때도 많을텐데...
엄마는 돈걱정 없으니 ...사위에게 미안하고..."
어머니!
생각나시나요?
어머니가 밤늦게 새끼줄에 매달린 연탄한장과 보리쌀이 든 봉지를 들고 오시는
그겨울
꺼져가는 연탄불을 걱정하며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 남매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자식입에 먹을것 넣어주지 못하는 슬픔이라고
공부 잘하는 자식들 넉넉하게 뒷바리지 못한 아픔이라고
어머니는 철골처럼 강하게 일어서셨지요.
어머니 육남매 세상에 나가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고 있는건
어머니의 강인한 모습을 닮아있기 때문일겁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자식앞에서 늘 웃으셨던 어머니!
"내 자식들만 생각하면 저절로 신이나서 고생을 몰랐다" 고
하신 어머니의 가슴이 그렇게 삭아가도록 고생하셨지요.
정말 이제는 어머니 편하게 지내셔도 되는데
이렇게 무서운 고통이 어머니를 힘들게 하네요.
어머니! 일어나셔요.
그 고통을 털고 일어나셔요.
어머니 생인손처럼 화끈거리는 큰딸! 이렇게 건강 되찾으며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있는데...
어머니!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난다는 인동초 꽃을 어머니께 드립니다.
내일 다시 내시경 촬영을 하고 검사에 들어간다는데
어머니 잘 참아내시고 다시 그 웃음 보여주세요.
어머니의 환한 웃음이 자식들 앞길 밝히는 등불이니까요.
그 불빛따라 여기까지 왔으니까요.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꼭 일어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