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같은 엄마
엄마와 추억만들기 2006/03/16 08:23   http://blog.azoomma.com/silkjewel/220716
나팔꽃 같은 내 어머니 | 엄마랑 추억쌓기
2005.05.10


 

 

 

 

 

 

 

 

 

 

 

 

 

 

 

 

 

 

 

 

 

일흔 셋 되신 친정어머니께서 오늘 구에서 선정한 자랑스런 어머니로

수상을 하게 되셨다.
어머니는 나는 아무것도 한일이 없는데...느이 아버지가
너무 훌륭해서 난 그저 느이 아버지만 보고 살았는데..
니들한테 해준게 없어 너무 미안한데...탈 자격이 없는데 라고 자꾸만 말씀하신다.

하지만 왜 하신일이 없는가!
청빈한 선비에게 열일곱살 어린나이에 시집오셔서 이세상 만고풍파 다 겪으시고 한미한 살림에 자식들 가르치시고
어머니 자신 몸 병드는 줄 모르고 무쇠처럼 일하셨는데..

어머니는 육남매를 길러내셨다.

어머니의 교육방침은 그저 우리들에게 나가놀아라 만하셨다.

단칸방에서 공부하는 자식들이 안타까워서 `아가 나가 놀아라`하셨다.

그리고 무조건 우리를 믿어주셨다.
언제나 우리 자식들은 잘 될거다...잘될거다 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이세상에서 가장 낮게 일하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가장 슬프게 일하셨다.
그러면서 큰오빠를 경기고 서울법대를...막내를 고려법대를
여동생을 이화여대를 그리고 나머지 자식도 최고학부를 가르쳐 세상에서

제몫을 하도록 만드셨다.
큰오빠를 서울에 있는 경기고등학교를 보낼때 단돈 3000원을 손에 들려

보냈다고 한다.어머니는 밤마다 잠에서 소스라쳐 깨셨다.
내아들 굶고 있을텐데...내 아들 잠들 곳 없어 어느 귀퉁이서 구부리고 잘텐데

하시며 그 밤을 새우셨다.
어머니 몸에서는 항상 단내가 났다.
그 많은 자식들 먹이고 입히고 공부까지 시켜야하는 짐을 지고 어머니는

언제나 몸이 열이올랐다.

하지만 그 큰 아들이 지금...얼마나 자랑스럽게 어머니곁에 있는가~
서울에서 내려오기만 하면 `엄마 국수`

엄마가 끓여주는 국수가 가장 맛있다는 큰 아들..
막내는 하마트면 너무 가난해 남의 집으로 갈뻔했다.
하지만 어머닌 그 아들을 지켰고 고대법대를 졸업하고 얼마나 자랑스런

아들이 되었는가!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분은 아버지라고 가르치셨다.

수양산 그늘이 광동팔십리라고 너희가 공부잘하는것도 선비아버지 덕이라고

늘 말씀하셨다.단 한번도 아버지를 원망하거나 불평하시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그렇게 힘든 하루를 보내시고도 집으로 돌아오시는 길은 늘
나팔꽃 처럼 환하게 웃으셨다.
공부잘하고 착한 자식들만 생각하면 힘든일 아무것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어머니가 왜 자랑스런 어머니가 아니겠는가!

2년전 어머니께서 위암진단을 받으셨다.
세상에~철골같다고 믿어온 어머니가 세상의 무거운 짐에
무너져 내리셨다. 수술 전날 평생을 길러오신 흑빛머리를 짧게 자르셨다.
병실에 뚝뚝 떨어지는 어머니의 긴 머리칼을 아버지는 주워 정성스럽게

봉지에 담으셨다.그리고 조끼 주머니에 넣어두셨다.
아내의 긴머리...어머니가 머리를 빗으실 때마다 아버지가 꼭 빗겨주시던 그머리...그냥 버릴 수 없어 아버지의 품에 간직하신 것이다.
60년 가까이 두분이 가꾸어오신 사랑의 정표일것이다.

어머니는 수술실 들어가시기 전에 내게 당부하셨다.
"만약 내가 잘못되면 내몸을 병원에 주어라..사후 신체를 병원에 기증했으니

쓸만한건 다 쓸수 있게 해라~그리고 딸아 미안하다~

네게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어머니는 담담히 수술실로 가셨고 위를 거의 다 절제하는 수술을 받으셨다.

하지만 내 어머니는 강인하셨다.강인하게 이겨내셨다.
그리고 지금 강인함으로 다시 활짝 웃고 계시다.

요즘 어머니는 내가 바쁘게 사는 것을 기뻐하신다.
다행이다.내가 이나이에 어머니 가슴에 박힌 못을 빼 드릴수 있어서..
내 어머니~ 자랑스런 어머니!

이제는 많이 야위고 껍질만 남은 어머니지만 어머닌 아직도 강인하시고

자식들 앞에서 오늘도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