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그냥 따스한 햇살에 꽃피우고 싶다
사랑밖엔 난 몰라 2006/03/15 16:32   http://blog.azoomma.com/silkjewel/220686

 

결혼 27년! 아직도 우리가 사랑하고 있는걸까?

아님 사랑했었기나 한걸까? 라고 가끔은 쓸쓸해 하다가도 화이트데이라고

쉰다섯이나 된 남자가 사탕병을 들고 들어오는걸 보고는~

아직도 사랑하나보다 라고 생각해본다.

 

결혼 전, 그와 몇번  헤어졌었다. 훽하고 토라져 그를 길거리에 세워놓고

돌아서곤 했다.지금은 집을 나가도 갈 곳이 없는데..그땐 집으로 숨어들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숨바꼭질하다 한번만 만나자는 그의 편지를 받고

야멸차게 헤어지려 나갔었다. 그의 핼쓱해진 얼굴과 까슬한 입술이 아릿하게

가슴아프게 했다. 밥도 먹지 못하고 몇날을 새운 그...

그와 1시간을 말없이 걸었다.

그러고 우리집 가까이 왔는데 다급하게 그가 말했다. "옥이와 결혼 않하면

나 죽을 것 같아~" 그 말속에 묻어있는 촉촉함이 내 가슴을 적셨다.

그후 그와 27년째를 살고 있다. 

사랑이란 뭐뭐 때문에 시작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게 사랑이라고 본다.

처음엔 그의 젊음이 멋있었지만 지금은 늙어감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기에~

 

정말 그랬다.

처음엔 멋진 외모가, 달콤한 노래가, 그리고 따뜻한 가슴때문에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그의 머리가 자꾸 3월 눈 처럼

흰머리가 대책없이 솟아나 뽑을 수 조차 없고

깊게 패이는 주름은 세월의 필름으로 감겨오고

뜨겁던 사랑도 이제는 미지근하게 은근하게 식어가고 있지만

그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엊그제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펼펄 흰눈이 내리는 날

여자 몇이서 이런 말을 했다.

"이런날 애인들 이었다면 문자라도 보내주고 꽃이라도 보내줄텐데

남편들은 아무런 느낌이 없나봐.문자조차 없네.."

"그러니까 연식 오래되면 부속을 바꿔야 한다니까

아내를 여자로 보아주지 않아서 그래...내 아내도 감성있는 여자라는걸

잊고 있어서그래..."라고 투덜 댔지만

"눈 오니까 운전 조심하고 와"라고 한마디 던지는 그맘

그게 남편의 마음이 아닐까?

 

여자는 늘 이상을 꿈꾸고 남자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여자들에게 사탕주는 날이라며? 만약 안주면 일년이 괴로울까봐"

 

쑥스럼 무릅쓰고 사탕을 샀을 남편을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아직도 사랑은 끝나지 않았으니...

 

맞다.봄꽃은 따스한 햇살아래 꽃피우고 싶다.

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싶다.

은은하게 알맞은 온도로~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사랑의 온도

36.5도의 사랑을 365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