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게 인연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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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하려고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연호가 CD를 틀어달랜다. 신나는(?) 빨래를 위해 녀석을 따돌려야겠기에 얼른 틀어주었는데... 마침 인어공주이야기를 한다. (개인적으로..인어공주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디즈니의 인어공주는 좀 괜찮지만...) 암튼...연호는 인어공주 책까지 펼쳐들고 소파에 앉았다...ㅋㅋ
"왕자님은 이웃나라 공주님이 자신을 구해주었다고 생각했어요..." 화장실에서 열심히 빨래를 치대는데...이 부분이 귀에 와서 걸린다. 인연....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연.... 왕자는 왜 하필 그때 눈을 떳을까? 이웃나라 공주는 왜 하필 그때 그 바닷가를 산책했을까? 인어공주에겐 안됐지만...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은 다시 옮겨가서.... 1997년...어느 가을로 간다.....
그때 내겐 만나는 사람이 있었다. (울랑 만나기 2달정도 전에 만났고, 울랑도 안다.) 멀리 있어서 주말에만 만나서 데이트란 걸 하곤 했었는데... 이사람.... 정말 제멋대로인 사람이었다. 술과 담배 그리고 주식....이런걸 남자다움의 악세사리로 아는 사람... 중매로 만났지만 대학선배였고, 잘나간다는 S전자 엘리트 사원에...울 아버지가 좋아할 남자다운 외모...머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에 난 아버지에게 완존히 찍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조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왜 찍혔냐면.... 울 아버지가 적극 미는 신랑감이 있었다... 부산 모대학 교수였는데....울 아버지...친지분들께 사위 둘다 박사로 본다고 자랑꽤나 하셨었단다...근데...그 사람을...등떠밀려 두번 만나고 싫다고 했으니... 이유는 분명했다. 그 교수님은 아이가 싫다했다...결혼해도 아이는 안낳고 살꺼라고... 아이 좋아하는 내게 그가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일 리가 없지 않은가?...
각설하고.... S전자...그사람으로 넘어가서... 눈 깜짝하면 40이 될지도 모르는데(그당시 울 엄마말씀)..운명을 기다릴 수도 없고... 여러가지로 울 아버지를 실망시키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에 몇번 만나다보니... 결혼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 본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아니었다. 뭔가가 아니라는 생각.... 그 와중에 학부모의 끈질긴 설득 끝에 선을 또 보게 되었고... 신랑을 만났다. 호리낭창(?) 하니...잘생기고(ㅋㅋ..) 무엇보다 부드러운 성품이... 딱!...날라리...로 보였다.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동갑친구로 지내자는 그의 말에 동의했다.(그게 다 방법인걸 그땐몰랐다....) 어느 토요일.. 그 S전자 사람... 구미에서 내가 있는 수원으로 오고 있다는 말에 하루종일 기다렸는데 도대체가 올 생각을 안하네...전화도 없구... 당시 기고만장한 나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처사였다. 그때.... 지금의 울랑 한테서 전화가 왔고... 나..지금 우울해...전화 끊어요...혼자 드라이브나 할래...하고 끊었다. 그다음...사촌에게서 전화가 왔고...주절주절 떠들다보니...거의 한시간을 통화했나부다. 밖에 나오니 이미 어두워진 골목길.... 내 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 어떤 4가지 없는 차가 내차를 정면으로 막아선다. 눈부신 헤드라이트에 짜증이 나려는데....누군가 내 차문을 연다... "내려요..." 엥?... 그 때 울랑....아무리 생각해도 멋있었다. "아니...어떻게....서울서 수원까지 한시간만에..." 울랑...지금도 모르겠단다...서울 안암동에서 수원까지 미친 듯이 달린 것 밖에... 그날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고... 이 남자...날라리가 아니고 진국이구나...그때 알았다.
그리고 만난 지 99일째 되는 날... 우리는 결혼이란 걸 했고... 만 7년이 넘은 지금까지...연애하며 살고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S전자 그 사람...대전 쯤에서 사고가 났고...사고 수습하느라 그날 수원근처에도 못왔었단다...일이 꼬여 전화도 못하고.... ㅋㅋㅋ... 어쨌거나... 의심 많고 따지는 거 많아서...누굴 만나도 쉽게 사랑에 빠지기 어려웠던 내가... 울 신랑 만나고는 아무것도 의심하고 따져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게 인연이 아닐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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