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울 신랑의 오랜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치매로 참 많이 고생하셨었는데....
다행히 그 아버님이 건강하셔서, 병수발을 손수 드셨었다.
지난 추석 때 일이다...
우리가족은 읍에 나가기 위해 가파른 동네 뒷산을 넘고 있었다.
인적도 드물고..산꼭대기에 서면, 멀리 펼쳐진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어서
하루에 한번씩은 이것저것 사야하는 핑계를 만들었다.
물론...자동차를 타고 가야 한다. 아님...넘 힘들거든...ㅋㅋ
"어~~저 분이 누구야?"
다부져 보이는 체격의 할아버지 한분이 그 가파른 언덕을 씩씩한 걸음으로
오르고 계셨다.
"아~ 추일이 아버님이시다.."
신랑이 아는 체를 했다.
"그래요?....힘드시겠네...태워드리자.."
내 말에 신랑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운동하시는 거야...어머님보다 하루라도 더 사셔야 된다고 저렇게
운동을 하신대..."
그날....
난...멀어지는 친구아버님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런데 어제...
그 친구어머님이 돌아가신 거다.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그날 보았던 친구아버님의 뒷모습이 생각났다...
그냥 문득...생각났다...
보내는 마음이 어떠실까?....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알 것도 같다...
남들은 치매로 고생하느니....잘 가셨다고도 하겠지만....
그 뒷모습이 생각나서....
나는 알 것도 같다.....
ps...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시골로 출발한다는 신랑의 전화를 받았다.
조심해서 잘 다녀오라는 당부를 했고....
통화끝에 늘 하는 '사랑해'란 말을 오늘은 하지 않았다....
혀 끝으로 쉽게 하는 말들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하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