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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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내겐....딱 하나 없는 게 있다.... 그리고.... 그걸 가져 볼 욕심에...태어나 처음 점집에 간 적이 있었다. (성당에서 영세까지 받은 내가 할 행동은 아니었지만....) 유진이가 3살 무렵....연호는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다. 울 시모가 처음으로 아들에 대한 욕심을 내보였고....난 적잖이 충격을 받은 상태였던 걸로 기억한다.... 계속 딸만 낳을 거면 나가라고 그랬다... 이제 첫딸 하나를 낳은 나에게....ㅋㅋ....미리 아셨나? 어쨌던.... 난 떨리는 맘으로 그 할아버지(여기선 꽤 유명한 점쟁이이다) 앞에 앉았고.... 할아버지는 날 슬쩍 보더니.... "물어 볼 꺼 없지?....머하러 왔어?.....마음에 갈등은 있으되...인생에 굴곡은 없겠어....." 하시는 거다. "저...." 내가 겸연쩍게 웃으며 말을 잇지 못하자....가만히 쳐다보다가.... "보살님 꺼...대주님꺼...사주 불러봐!..." 한다.
그날 내가 들은 이야기 중에는 나쁜 말도 있었으리라.... 물론...난 좋은 것만 기억한다.... 신랑도 사주가 좋은 사람인데..내가 사주가 워낙 좋아서 신랑이 내 덕을 본단다....두사람 사주가 좋아서 삼재도 피해간다네.... 그리고.... 아들이 없거나 딸이 없는 팔자 아니고....옛날이믄 딸 넷에 아들 넷 낳을 팔자라나... 그리고 그 중에 3정승이 난다고..... 둘만 키워도 손해볼 거 없지만... 못해도 셋은 낳아야 내 운을 다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지금도 난... 그 할아버지가 고맙다.... 이렇게 희망을 가지고 살게 해 주었으니....ㅋㅋ..믿거나 말거나.... 벌써 4년 전 일이다...
자기최면이랄까?..... 난 그 할아버지의 덕담(?)을 마음의 방패로 삼고 살았다. 동갑인 사촌이 삼재타령을 할 때도 난 자신있게 말했다. "우린...삼재도 피해간대..." 사실...난 삼재가 뭔지도 모른다...나쁘다는 것 밖엔..... 어쨌거나.... 들은 말이 있어 그렇기도 하고....몰라서 그렇기도 하고... 지금의 나는...참 별일 없이 살고 있다.
그런데.... 그게 문제다.... 하루하루가 별일 없이 지나가다 보니... 생각은 점점 단순해 지고...사람이 좀 멍~하다.....
예전에...방송드라마 쓴다고 여의도를 어슬렁 거린 적이 있었다. 믿지 못하겠지만...진짜다... 그땐 그래도 삷에 치열하다고 자부했었는데... 인생을 많이 안다고도 떠들었었는데.... 어느 PD가 그랬다... 드라마를 쓰려면...결혼도 해보고, 애도 낳아보고, 이혼도 해보고, 세상 밑바닥 부터 저 위까지 다 경험해 봐야한다고... 그때 난... 그렇지 않다고 항변했었다... 행복한 결혼생활하면서...행복한 이야기를 쓸 수도 있다고....세상을 다 경험해 봐야 아는 건 아니지 않냐고... 내가 그랬었다....스물일곱의 풋내기인 내가..... 내 생각이 옳다고 믿었었다... 아니....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젠....그 때 내가 쓴 습작들이 왜 깊이가 없었는 지 알겠다...오늘 밤....뼈저리게 알겠다.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볼 것.... 그리고....성실한 자세로 세상과 이야기 할 것.... 무엇보다.... 가슴을 열고 받아들일 것..... 끝으로....많이 생각할 것....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배워야할 것이 너무 많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