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딸 연호는 욕심이 많다.
태어날 때부터 언니라는 경쟁자가 있어서 그럴거다.
어제도 유진이 유치원 갈때 입으라고 옷가지들을 내놓으니 막무가내로 싸안고는
"내꺼야!!!" 라며 운다.
지 눈에 퍽 이뻐보인게다.
결국 유진이는 오늘 아침 다른 옷을 입고 가야했다.
오전 내내 그 옷가지들을 치우지도 못하게 하고
있는 자리를 힐끗거리며 놀던 연호는
드디어 다른 "내꺼"를 발견했다.
그건 토마스기차와 귤 이다.
연호는 칙칙폭폭을 무쟈게 좋아한다.
그리고 귤...
한손엔 귤, 다른손엔 토마스기차를 들고 의기양양해서 돌아다닌다.
"연호야...피아노방 책상밑에서 휴지 하나만 가져다 줄래?"
난 화장실에 앉아 있었고...
다 쓴 휴지심을 흔들며 연호에게 최대한 불쌍해 보이려고 노력했다.
얼른 피아노방으로 들어가는 연호.
화장실에 앉으면 피아노방의 내부가 비스듬히 보인다.
책상밑의 휴지를 정확히 찾은 똑똑한 딸...
그 순간
고민하는 연호가 보였다.
오른손에 든 기차를 왼손으로 옮겼는데...한손에 귤과 기차를 다 들기는 역부족인 모양이다.
그래도 낑낑~~이번엔 휴지가 들어있는 비닐이 문제인 것 같다.
결국 다 내려놓고서야 비닐을 헤치고 휴지를 하나 꺼낸다.
"엄마아!~~~"
휴지를 높이 쳐들고 달려오는 이뿐 내딸....
엄마가 어지간히 불쌍해 보였나부다.
"고마워..고마워..아유 이뿐 내딸..."
안고 뽀뽀하고 호들갑을 한참 떨고 나니
이 단순한 놈은 그새 토마스기차와 귤을 잊고 말았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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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양손에 들려 있는 이 욕심이란 놈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야 다시 새로운 무언가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