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28일 작성 편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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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들! 어제(27일) 면회해서 즐거웠어. 전화가 안되니까 너무 뜬금없이 된 건 아쉬웠지만 말야. 다시 전화가 가능해지면 또 예전처럼 계획적으로 면회할 수 있을것 같아. 오늘 행보관님이 잠시 부대에 오셔서 면회 고맙다고 하고,다음 병원 약속 얘기해드렸어. 면회 끝나고 또 언제나처럼 많이 가라앉고,정신없기도 했어.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하겠는데,어젯밤에는 지통실에 근무서는 선임들에 의해 갇히기까지 했어. 기억하기로는 저녘때 후임들이 다 일이 있어서(면담,수액맞기) 시건카드 날짜 수정하는 걸 못했는데 내가 그걸 모르고 있다가(그동안 휴게실에 있었음) 나중에 바꾸게 되었단 말야. 그러다가 당직서던 선임이 불러서 내려오고 그동안 당직& 병간의 집요하게 몰고가는(그리고 나를 죄인으로 몰아세우는) 질문공세에 다시 패닉상태에 빠졌어. 병간 서던 선임은 아예 못 나가게 문을 막기까지 했다니까. 그동안에 @@이가(후임) 지통실에 같이 있었는데,그 때 선임들한테 내가 자기 말 잘 듣는다는 둥,아무튼 그런식으로 사무실에서 나한테 막 대하는걸 선임들한테 '자랑스레' 말하는 것도 너무 걸렸어. 나중에는 내 멱살을 잡더니 자기 앞에서 한번 더 선임들한테 그런 모습(말 더듬고,떨고 그런 걸 말하는 듯) 보이면 가만 안 두겠다고 협박하듯 말하더라. 이제는 @@마저 &&(1차 가해사병)처럼 되는 것 같아서 두려워. 오늘 행보관님 오신 김에 고민거리 좀 얘기해볼까 했는데 아쉽게도 조금 일찍 퇴근하시더라고. 내일이라도 얘기해야 할 것 같아.요즘 정말이지 선임들 말하는 것만 들어도 너무 무서워. 나중에 생각하면 뭘 묻는지도 모를 정도야. 때문에 자꾸 사람들 피하고,나한테 말 거는 것도 싫어져. 난 정말 살고싶어. 여기서 죽고싶지 않아. 2013.7.28 죽기 싫은 모두의 아들 덤보가. P.S.1:다음 면회 8월 10일에 가능하지?그리고 그 때 새우표좀 더 부탁해. P.S.2:점점 이 생활을 견디기 힘들어져.혹시 검사 결과 안좋게 나오는 거 아냐? 그림은 뒤에 있어.  편지를 읽고,그림을 보며 부모로써 군생활에 대한 개입을 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라고 판단이 되어 행보관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나:방금 덤보편지를 받았습니다. 후임 @@이가 덤보에게 하는 행동이 부적절한듯 합니다 잘 관찰해보셔요. 꼭 1년 전 10월 3일,그러니까 훈련소 시절,덤보의 편지에 새로운 스승이라면서 그림을 그려 보냈더라구요. 대문에 걸린 사진의 원 그림에 이런 설명을 붙였더군요. "입대하고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여러 고된 일에 시달리고 있는데 일단 하라는대로만 하면서 버티고 있어.예전에 지구상 최대의 멸종인 페름기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동물 중에 포유류의 친척인 리스트로사우르스(Lysthrosaurus)라는 동물이가장 흔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요즘은 이 내용을 상기시키면서 리스트로사우르스를 내 삶의 모토로 삼고 있어.대멸종과같은 가혹한 위기가 닥쳐와도 그 상황을 이겨내고 생존한 리스트로사우르스처럼 살아남으리라.왠지 신념 하나는 잘 박힌 모양인지 아직까지는 훈련을 무사히 완수했어(사격은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이제 다음주에 숙영과 각개전투,30킬로미터 행군 이란 최고의 시련이 남았는데 한편으로는 조금 걱정이 되고 있어.과연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물론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버틴게 얼만데 다 해내겠지 뭘!'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이는 중이야. "해보지도 않고 걱정하지 말자"는 것이 덤보의 삶의 모토였고. 모든 훈련과정과정을 유머러스하게 표현을 해서 편지를 받고 나면 늘 대견하고 자랑스러워서 빙그레 웃음이 나는 나날이었던 때입니다. 지금도 우리 가족들은 짬뽕을 먹을 때 마다 "삼선짬뽕 국물을 얼굴에 들이 붓는 느낌"으로 표현한 화생방 훈련을 떠올리며 "침착하게 배운대로 해서"다른 사병들처럼 버벅거리지 않았는다는 말에 군대 훈련체질인가부다 말뚝 박아라~! 그런 농담도 주고 받으며 자신감 충만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