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는 시아버지 제사가 하나 있다. 아주버님이 그간 제사를 주관하셨고 시어머니 살아계셔 시집에서 항상 행사를 치뤄왔는데 편챦으신 상태로 추석 전 퇴원을 하셔서 명절을 어찌 할지 제사를 어떻할지 궁금했었다. 형님이나 아주버님께 중요한 것은 회복에 집중해야 할 때란 것이고 이미 추석에 불참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또한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이해되는지라 전화로 여쭙는 것도 오로지 아주버님 회복상태였는데 눈치 빠르신 울 형님이 확인시키듯이 불참할 수 밖에 없는 말씀을 하셨었다. 거기서 부터 남편과 나의 생각은 달랐다. 형님 대신 제사를 지내러 시집에 가야 한다는 남편과,난 상황이 마침 그러하니 친정아버지께 인사를 가고 싶었던 것이고 퇴원하신 아주버님께 다녀서 가장 최근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여 시집 제사에 가면 될 것을... 일절 상의나 조율하지 않고 고집스레 가기 싫으면 가지말란 말로 화를 내는 남편에게 나도 지지 않고 화를 낼 수 밖에 없었다. 제사지내기 싫은 며느리 취급..에 화가 났었다. 도대체 일은 누가 하는데? 혼자라도 가겠다는 말에 꼭 동서랑 같이 전 부치고 나물 무쳐라 지지 않고 받아쳤다. 이제라도 난 친정에 그간 때맞춰 해보지도 못했던 효녀 한 번 되보고, 경우있게 아주버님 찾아뵙고,늦지 않게 제사에 참석할테니..아프다 바쁘다 어쩐다 핑계를 대며 참석하지 않는 자식 보다 내가 낫지..질러버렸다. 기가 막혀서... 죽은 사람 제사 지내는게 뭐 대수라고? 죽은 자의 제사가 그리 중요한 거라면 산사람 차별하여 효도하는 것도 부족하여 죽은 자까지 차별을 받아야 할까 속으로 분노를 삮히는 중이었구만. 내가 며느리로써 명절에는 시집에 치중해 행사를 치루느라그 동안 친정엔 제 때 얼굴 한 번 보여준 것이 없었기에,불효막심했구만... 시어른 제사에 치중하느라 서운했던 그동안의 것들이 마구 흙탕물을 일으키듯이 내 속을 뒤집어 놨었다. 왜 시집은 당연한 것이. 친정에는 당연한 것이 아니고 항상 뒷전이어야 하는가 말이다. 산사람 아파 퇴원했으면 기운 북돋아 줄 겸 찾아가는 것이 우선이고 그것이 치례 아닌가... 크게 양보해 시집 제사에 먼저 가서 음식 만들어 제사 지내고 성묘까지 하고 친정에 가는 길은 귀성객과 맞물려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는데,내가 원하는대로 다해왔다면서 큰 소리 치는 저 남편에게 도대체 어떤 귀신이 씌여 저런 걸까 천리 만리로 정이 달아나버렸었다. 서운했던 나 혼자의 기억들이 떠올라 추석이 싫었고 제사가 싫었다. 명절이나 제사에 찾아와 기껏 일한 형수들을 험담하는 시동생의 망언까지 수면위로 다시 튀어 오를까 두려웠었는데 남편의 입에서 나온 말 색깔이 어찌나 똑같던지... 하기 싫으면 하지마??? 내가 필요없다고? 그깟 일이 싫어서,무서워서 싫어했다고 생각하나? 여자를 뭘로 보고. 이제껏 부당함을 여자가 많이 참았기에 가정이 유지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어디 며느리 하나 데리고 제사 지내보시지? 얼마나 그 며느리가 버티나 좀 보자. 당신은 죽은 제사가 중요하듯이 난 산 제사가 더 중요한 사람이거든. 우리 서로의 가치를 존중 좀 해주자구............................ 이젠 양보하기 나도 싫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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