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면 점심을 먹고 재수학원에 데려다 주던 일과를 깨고 하루 같이 놀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공원을 산책하며 늦은 개나리도 보고 목련도 구경하면서 한창 하천정비중인 갑천에도 내려갔다.
덤보의 재잘거림을 오랫만에 듣고 있지만 내용은 한결같은 것이 난 그저 대답만 잘해주면 되는 일이다.
물떼새 한 마리를 발견해 그 녀석의 행동을 지켜보게 되었다.
근처에서 아마도 알을 지키는 중이었을 거라고...
그 알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지나가는 사람들 눈에 띄게 행동을 해서 알을 지키는 거라는 설명을 붙인다.
근처 자갈밭 속에 알둥지가 있다는데 아무리 눈에 불을 켜고 봐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새의 승리이고 모성의 위대함이다.
발길을 돌려 잘 꾸며진 도심공원의 산책을 마무리 하고 덤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기 위해 야산 인접한 동네공원을 가기 위해 집으로 돌아와 세 사람은 식곤증에 늘어지고 덤보는 채집통과 포충망을 들고 다시 집을 나섰다.
나:덤보야~~집 키 가져가지??우리 나갈지도 몰라~~~
덤:전화랑 키랑 다 챙겼어~~내 걱정 말고 다녀~~
잠시 늘어져 있다가 걸어 40분 거리 찻집을 가려고 집을 나섰다.
금요일 오전에 고속도로에서 부터 먹고 싶었던 아포가또와 에스프레소를 후식으로 먹고 돌아오는 길에 화훼단지를 구경하다가 야생화집에서 묘목을 하나 샀다.
꽃도 예쁘지만 값도 착하다..4천원.
한 줄기 흐드러지게 핀 장미조팝나무..나무라 하기엔 너무나 가녀린 그 모양새에 반했다.
야외 테이블을 마당 끝으로 옮겨 놓으면 베개를 일광욕 시키면서 한동안 줄길 수 있겠다 싶다...
덤보도 중학교 뒷동산에서 장지뱀 두 마리를 잡았다고 그 녀석들 먹여 살릴 먹잇감을 구하러 그 새 또 나갔다 왔단다.
일상이었는데...
새삼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재수생 덤보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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