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가는 길에 문자 두 개 를 받았는데 치과 약속에 대한 문자인가 싶어 마지막 교차로에 섰을 때 확인을 했었다. 두 개 각각 공교롭게 남편 초상을 알리는 문자였다. 그 충격에 주차를 하면서 주차장 양철 벽을 들이박고도 감각이 없었나부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려는데 할아버지가 무진장 화가 난 모습으로 손가락질을 하신다. 할:이봐요!아줌마 저거 저렇게 해놓구 그냥 가버리면 어떻해~~~! 나:네에~~???오마나~~!쟤가 왜 저래요? 할:나두 이거 주인한테 임대받아서 하는 건데 건물 주인이 뭐라고 하면 어쩌냐구~~~! 나:어머나~~바퀴 방지턱에 거린 줄 알았는데 턱이 없네요?벽에 닿은 거였네??죄송해요. 벽이 움푹 들어가 있는 곳에 내 차 앞 범퍼가 닿아있다. 아마도 누군가 나보다 앞서 박았던 자리 같은데 오르막 주차라 앞범퍼 감각이 둔하기도 했지만그 시각 내 정신이 절대로 섬세하지는 않았음을 인정한다. 나:정말 죄송해요~~!치과에 먼저 다녀올께요..제 차 번호 적어놓으시고 제가 어떤 조치를 취하면되는지 알려주시면 할아버지 마음이 편하게 해드릴께요~~^^죄송합니다~~^^ 할:..(화가 좀 풀리는 얼굴표정..다행히도)이걸 어째~~!다녀와요~~ 치과에 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그 할배에 대한 정보를 들어보니까 지정 주차장일 뿐 치과직원들에게도 화를 잘내고 치과 손님들과도 민원이 많은 어른이란다... 아휴..무서워라~~! 덤보의 이를 빼고 돌아가는 길에 차를 버리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덤보가 곁에서 다 보고 있어서 문제해결을 해보자고 용기를 냈다. 우선 지갑안에 돈이 있는가 봤더니 달랑 만 원 뿐,가는 길에 카드로 뭔가를 살 수 있는 상점을 찾았는데 작은 가게가 눈에 보였다. 뜨끈한 찐빵과 뜨거운 음료를 살까했는데..찐빵이 다 팔려 따뜻한 음료를 가슴에 품고 주차장에 갔다. 사무실에 들르니..할배들이 다섯분. 죽을 죄를 진양 다시 인사를 꾸벅하고 뜨끈한 음료를 드렸다. 나:아까는 정말 죄송했어요...놀라셨지요?제가 베테랑 운전자인데도 이런 실수를 했네요. 뭔가 닿는 느낌이 벽을 들이받는 소리라고는 생각이 그 때는 안들었고 그래서 그냥 주차하고 나갔던 거에요. 방지턱인가 했거든요...(또 변명,변명~^^) 할:있쟎아 아줌마..우리가 생각해 봤는데 반대쪽에서 차로 살짝 벽을 눌러봐~~~ 할아버지 말씀은 반대쪽에서 벽을 다시 들이받으라는 거였다. 벽만 펴놓으면...^^ 우물쭈물 하고 있었더니만 다른 할아버지가 내가 대신해줄까?그러셨다. 고맙게도 내 앞 범퍼에 상처가 나까봐 살짝만 눌러 주시는 배려까지. 겁먹었던 것 보다 간단하게 용서를 받고 얼른 조심해 가라는 인사까지 받고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덤보에게 실수를 했을 때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 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 거 같아서 마음 졸였던 것 조차 기분 좋은 일이 되어버렸다. 제일 감사한 건 사람 다치지 않고 다 낡은 벽이라도 고집스런 사람이었다면 어떤 수난을 당했을런지... 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는 진리가 통했던 날.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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