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을 정리하러 갔다왔다. 50년 이상의 살림을 정리하려니 어마어마한 일이 되어 버렸다. 주어진 시간은 1박 2일. 샤워도 못하고 골아 떨어질만큼의 중노동을 경험했다. 러쉬아워를 피하려니 돌아 올 시간은 정해졌기에 쉴 수 없이 빠듯한 시간이어서 노동강도가 더 심했던 거 같지만 본질은 버리지 않은 묶은 살림이 많았다는 것이다. 노후에 자녀들 삶의 자취를 따라 근처로 옮겨 다니면서 버리고 버렸다지만 어마어마하게 많은 흔적들에 또다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딸이 셋이나 되지... 난 딸이 하나인데... 그 딸 하나도 없는 막내 동생과 절대로 살림을 줄이고 줄이며 늙어가야겠다는 농담과 진실 사이를 오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버릴 수 없는 살림을 차 하나 가득 실어왔다. 바로 아래 여동생의 돐떡을 돌리고 친구 집에서 받아왔던 스텐 돐 밥그릇과 내가 쓰던 은 수저 아련하고 분명한 추억이 있는 물건 조금인데... 나에게나 소중하지 짐을 정리하는 누군가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일지도... 그런 살림을 불렸다... 엄마가 쓰던 찻상이 집에 오니 친정집에 있는 거 같은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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