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남편이 30년 만에 첫사랑을 만났다 했다. 남편에게 얼마나 기대되는 일이고 흥분되는 일일까 나 조차 덩달아 재미있는 사건이구나 싶었다. 졸업 후 처음 보는 동기들을 보고와서 많이 늙었더라..그래도 얼굴 알아보겠더라..그런데 누군지 전혀 모르겠는 얼굴도 있더라며 짧게 갔다 온 소감을 말해서 첫사랑은 어떻게 변했더냐 물으니 여자동기들은 할머니가 다됐더라고 슬쩍 말꼬리를 피해버리더란 느낌을 내게 줬었다는... 자세히 말하기가 내키지 않는 그런 뉘앙스. 말하고 싶어질 때 까지 기다려야지 싶어 피곤이 풀리면 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겠지 싶어 기다리던 중. 두고간 남편의 핸드폰에서 소가 뒷거름치다가 쥐잡듯이 남편의 첫사랑 이름을 발견을 했던 거였다. 기다려도..핸드폰을 찾으러는 안오고 대문 앞에서 핸드폰을 들고 있다가 뭔가를 건드렸는데 첫사랑 이름도 기억이 안난다던 남편에게 내가 가르쳐 주었던 그 이름이 떡 하니 있었다는 말이지. 남편을 관찰하기 시작했더니. 소설이 써지더라... 말수가 적어진 것도..늘 바쁜 일도.. 그 일에 대한 부족한 설명도..내 눈치를 보는 것도..짜증도..일상의 모습이긴 하지만 첫사랑을 만난 상황과 맞물려 소설로 둔갑하기는 식은 죽먹기였다. 소설을 쓰며 유치해지는 거 같아서..그래서 나를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며 남편을 잘 아는 주변사람들에게 사실에 한해서만 설명을 하고 내가 설명한 일들이 무엇인가를 느끼게끔 수다꺼리로 꺼내놓으며 반응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첫사랑을 만났다는 것과 전화를 한다는 것에 유쾌하지 않은 반응들이었다. 뭘 어쨌다고?물으면 무조건 첫사랑은 만나서 좋은 일이 없다나...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게 쐐기를 박으라는 조언과 그 모임에 가지 못하게 막으라는 주문까지 주변에 첫사랑을 찾아 불행해진 사람들 사례까지 주변사람들이 신이 났다. 멀쩡한 남편을 도마위에 얹어 놓고..아줌마들이 소설을 썼더니 참 여러가지 써지더라. 어제는 남편과 하루 종일 데이트를 하면서 온갖 이야기를 했다. 오전에 근처 식물원을 구경하고 공주밤을 한 주먹 줍고 갑사 삼거리 식당에서 동동주에 도토리묵 시켜 나눠 먹으며 산채비빔밥으로 배불리며 금요일 밤 화가 났던 작고 세심한 부분을 꺼내놓으니 남편이 무거운 입을 떼어 설명을 비로소 해주는데. 그날의 그 상황을 한단어의 설명만으로도 상황이 오해없이 정리가 되고 마음 속 찌거기가 사라져 버리고 하루종일 뱅글뱅글 돌던 머리속도 편해지는 거 같았다. 덤으로 그동안 틈틈이!!내가 쓴 소설 한 편도 마저 들어보라며 소품으로 남편의 핸드폰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시작했다. 설명이 부족하면 주어진 정보로 예측을 할 수 밖에 없고. 그 예측은 항상 부정적인 부분까지도 포함을 시킬 수 밖에 없노라고... 아무리 신뢰감이 돈독한 부부사이라도 말이지 소설에서는 샛길로 새기 쉽다는. 남편에게 핸드폰 조작법을 배워 소설감이었던 통화기록들을 함께 들여다 보면서 사생활을 존중하테니 서로 충분히 자랑질하며 살자고 말을 했더니 자랑질 할게 없다나... 첫사랑에게 전화나 문자가 오는 거 또 전화를 할 수 있는 일들이 자랑꺼리 아니구 뭐냐구요... 난 자랑 할 수 있는데. 아 나두 자랑질 하구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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