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집안 퉁수라고 걱정하는 남편이 다리가 아픈 마누라가 꼼짝을 안하는가 싶어 설겆이를 안해놓고 가기 시작했다. 어젠 가득 채워진 설겆이 꺼리를 해치우고 지난번 냉장고 정리 때 락스물에 담아두었던 플리스틱 그릇들까지 말끔히 정리를 끝내버렸다. 남편 눈에는 몇 주가 지나가도 보이지 않을 것들이라서... 그 사이 세탁기도 다 돌아가서 마침 소풍에서 돌아온 덤보에게 세탁물을 꺼내달라고 해서 덤보의 도움을 받아 널어버렸다. 밖에 나온 김에 한참 피기 시작한 장미꽃을 구경하다보니 진드기도 한창이다. 구충제를 희석해 뿌려주고 나니 팔이 빠질 듯 아프다. 자잘한 화분까지 빠지지 않게 뿌려주고 나니 팔이 달달 떨린다. 어깨가 아플 땐 다리가 멀쩡해 물을 마시는 일도 화장실에 가는 것도 힘든 일이 절대로 아니었었다. 하지만 한쪽 다리가 불편한 건 두 팔이 멀쩡해도 사소한 것에서 부터 불편하고 무엇을 하든 절대로 속도가 붙지 않는다. 기동력에 장애가 생기고 불편해지는 건 생활에 절대적인 불편이 초래되고 일상을 꾸려나가는데 시간과 공이 많이 드는 거 같다. 거동이 불편한 거..실감해 보니 노인들의 둔한 동작이 절로 이해가 되고 정말 몰랐던 부분이란 걸 확인하게 되었다. 배워도 모르는게 참 많다는 걸 경험 속에서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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