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가 6주간의 실습을 마치고 객지인 대구에서 돌아 오는 날.
비에 바람까지 요란해서 데리러 가야 할까 무진장 고민이 되었다.
실습 중엔 병원 근처에서 숙소로 사용하는 아파트에서 아이들 끼리의 생활이라서 서툰 실습도 고단한 일이지만 기숙사와는 또 다른 몸과 마음의 고생이 있는지라 4년간을 기숙사 생활을 먼저 경험한 인생 선배로써도 엄마로써도 여간 안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집 떠나 고생이란 거 확실히 느끼고 깨닫는 것도 공부라고 항상 집에서 기다렸는데 쇼핑을 핑계로 기차역 까지 마중을 나갔다.
항상 주말마다 KTX로 오고가고 집으로 오는 길만 전철을 타는 녀석이라서 예전 우리 클 때랑 비교해서 야단을 쳐야 하나 어쩌나 남편과 무진장 고민을 했었는데...
낯선 길위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려면 그 방법도 나름 비결이겠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것에 낭비와 사치를 하는 아이가 아니니 이해해주고 차비를 넉넉히 주는 것으로 새로운 기쁨으로 경험해 보기도 했다.
길 위에도 수업료 무진장 쓰면서 사는 거라고.
서편 광장이 행사 관계로 접근을 할 수 없어서 급하게 동편 광장에서 기다리느라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
공주님 행차가 아마도 이러했을까...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은 거 처럼 딸래미가 기분이 좋았나부다.
엉덩이만 붙이면 잠이 쏟아진다고...
너무나 피곤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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