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도 남편이 길치란 걸 말한 적이 있었던 거 같은데...
길눈 밝은 내 옆에서만 길치 취급을 받는 건지도 모르지만.
어제 저녘 덤보가 밥을 먹는 시간에 마당에서 취나물을 뜯어 뭔가를 만들까..구상 중인데 그 이른 시간에 남편이 불쑥 집으로 들어왔다.
덤보도 놀래서 왜 그리 일찍 들어왔느냐고...
아빠는 항상 늦게까지 일을 열심히 해서 우릴 먹여 살리는 사람인데 이상하다나.
나:아빠가 원래 퇴근 시간은 지금인데 그렇게 열심히 일 하신 거야.
남:어~?청소했네??
나:아니..빨래만 치운거야..제자리 찾아갔어.(나두 열심히 일 함)
남:덤보는 밥 먹었나?
나:밥 한그릇 있던 거 데워 먹이구 우린 밥하고 취나물로 요리해서 먹으려구...
남:그럼 덤보 나갈 때 우리도 나가서 맛있는 거 먹구 오자.
나:나야 좋지..?난 국물있는 거 먹구 싶은데...
그리하여 덤보가 나가고 집을 나서서 동네 다운타운을 간다는게 발동이 걸려 남편이 노는 곳을 가게 되었다.
전철을 타고 시내의 화려한 불빛이있는 곳.
퓨전 실내포장마차를 가서 국물음식과 소주를 나눠 마시고 7080에 가야한다고 해서 찾아가다가...
예쁜 케잌집을 발견해 케잌과 차를 마시기로 했다.
길치 남편을 따라가다가 횡재한 느낌.
푸른빛이 도는 보라색으로 마감을 한 가게 입구의 문틀과 문에 금빛 몰딩을 둘렀고 안은 연한 올리브그린으로 화려하지 않고 아늑하게 꾸면진 것이 우리 부부의 맘을 확 사로잡았다.
주인장이 권한 딸기 쥬스의 맛도 가미가 안되어 딸기 그대로의 풍미가 짙어 내 마음에 쏙 들었고 치즈케잌과 향 짙은 커피도 맛이 일품이라 가게 입구에서 부터 맛까지 반했다고나 할까...
사진을 찍어 올 걸...
그냥 좋아서 헤헤거리다가 덤보 올 시간 놓치지 않기 위해 전철역으로 종종걸음을 해버렸다.
남편 노는 곳에서도 난 그런 집이 눈에 띈다.
7080 못가서 못내 아쉬워하는 남편...
덤보는 야자시간에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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