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바빠서 오지 않겠다더니...
썰렁한 숙소에서 있기가 싫었는지 느닫없이 집으로 온다는 연락이 왔다.
집에 밥 없는데...
남편이 숯가마에 가서 저녘을 먹고 오자고 했었는데...
맘이 바뀐 딸래미를 밥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지갑 하나 달랑 들고 들어서는 것이 외출에서 돌아온 거 처럼 자연스럽다.
뜨끈한 밥에 술 한 잔 권하니 불편했던 마음이 술술 쏟아져 나온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으니 기숙사생활과는 또 다른 어려움과 불편함이 왜 없겠는가...
맘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들어주면서 습관처럼 입바른 말을 하니 딸래미의 원망이 다시 되돌아 온다.
습관이 다르고 표현이 다른 동료를 같이 욕해주는 것이 뭐 대수라고...
그 상황으로 부터 깨닫고 배워야 할 가치를 일깨워 주는 것인데 공감만을 원해서 집으로 왔다는 말처럼 들렸다.
그냥 흉 잡자는 거 들어만달라고?!
지 흉 잡는 친구를 참아내지 못해서 와놓구서는...
똑같은 것들이 집나가 고생이다.
한솥밥 먹으며 마음 고생을 할 지언정 지나고나면 귀한 추억이 되고 그립다는 걸 어린 딸래미들은 아직 모를 것이다.
먹는 거 가지구 치사하게 말하는 친구 꼭 있다...
말하기 유치해서 옮기기도 싫은 그런.
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유치함도 진지함도 다 이해할 수 있는 때가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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