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
동물가족 우리집 이야기 2008/11/11 16:54   http://blog.azoomma.com/shahn8079/281705
 
덤보의 저녘꺼리가 마땅챦아서.
무진장 나가기 귀챦은 걸 누르기 위해 멋을 부렸다.
그래봐야 스타킹 하나 바꾼 거지만...
언제 사두었던 것인지 격자무늬의 검정 스타킹을 신고 며칠전 사서는 그길로 어깨에 두르고 다니는 보라색  파시미나를 최고로 예뻐 보이게 온통 검정으로 코디를 하고는 집을 나섰다.
 
시장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골동품 가게 앞으로 해서 단풍이 아직 그럴듯한 길을 골라 꽃집을 지나 따뜻한 햇빛을 맞으며 짐이 없는 가벼운 산책을 즐기면서 오로지 덤보의 기호만을 해결할 목적으로 **마트에 도착을 하였다.
 
견물생심으로 양상추와 오리엔탈 드레싱을 추가로 담으니 가져간 헝겁가방이 울퉁불퉁 모양새가 심란해졌다.
무게도 한쪽 팔로 집까지 돌아오기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그래서 가장 가까운 지름길로 발 빠르게 걷기 시작했는데...
그 길에서 옷을 너무나 대충 걸치고 손가락을 빨며 ..우는 듯 주눅든 모습의 초등 1~2학년 쯤의 여자아이와 눈이 딱 마주쳐서 말을 걸었다.
 
나:손가락 빠는 거야?
아:아니요..(얼른 손가락을 입에서 빼며)
나:춥겠다..아줌마처럼 목을 옷으로 여며봐...
아:답답해서요...(나 놀랬다)
나:그렇구나..잘가~~
 
그러구서 무거운 가방 때문에 표정 관리하면서 빠르게 발길을 옮기는데...
사람들 눈치가 이상한게 나만 보는게 아니라 나랑 어떤 피사체랑 비교하는 듯한(?)눈초리가 느껴져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 그 아이가 바짝 붙어 나를 졸졸 따라오고 있는 거 아닌가.
마치 잘 차려입은 계모와 대충 입힌 구박덩이 자식 처럼.
그렇다고 나를 따라 온다고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구 따지거나 물을 성질도 아니구.
다시 말을 걸어볼까 하다가 집으로 데리고 들어갈 수도 없는 일이구(자칫 유괴범으로 오인될 수 있으니까)무거운 가방 때문에 숨도 턱턱 막히구..해서 아파트를 끼고 지름길로 빠져 그 아이를 따돌려 집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냉장고에 장 봐 온 것을 정리하고 먼지 뒤집어 쓴 채 집 앞에 버티고 있는 차 생각이 나서 차 청소를 하려고 나갔더니 후다닥 그 여자 아이가 앞집 담벼락 옆으로 숨어버린다...
놀래라...
 
그 여자 아이가 나를 따라 온 것이 분명한데...
왜 도망을 쳤을까?
한 시간 째 창 밖을 주시하고 있다.
다시 만나면 말을 더 걸어줄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