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어깨와 씨름하고 있는 사이 남편은 커피를 내리며 아침까지 밀린 설겆이를 하고 있다. 입으로 터져나올 거 같은 신음소리를 삼키는 것으로 이미 난 유쾌하지가 않지만 내 주변의 환경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할 수 있게 된다. 통증은 내가 살았다는 자각이고 어떤 모습으로든 살아있는 난 기특한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하기. 물리치료를 하러 가는 길에 벗나무 길이 있다. 제법 고운 단풍이 들어 발밑에 구르고 있는 걸 하나 주워서 가방에 넣었다. 처음 만나 말을 거는 사람에게 주어야지..했는데.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까마득하게 잊었다. 돌아오는 길에 문방구에 들렀는데 거기서 생각이 나서 계산을 치르고 단풍이 든 벗나무잎을 선물이라고 주었더니 어찌나 행복해 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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