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가 3주간의 보건소 실습을 마치고 드디어 대학병원 실습에 들어갔다.
기숙사를 나와 병원 근처 숙소에서 11명이 밥 해먹고 빨래 해가며 생활 전체가 공부인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전화기로 전해 듣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고된 하루였는지를 가늠해 보지만 내 기억 속에서 나의 힘들었던 기억이 이미 사라져버려 말로만 공감하고 짐작할 뿐이었다.
실습 한주간을 버티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의 모습이 반쪽이었다.
긴장하고 바쁘고 힘들어 잘 먹지도 못하고 토 할 거 같고 잠 자느라 채력이 소진되었다고...
힘든 가운데..기쁨이 되는 건 그렇게 딸래미의 고민이던 군살이 정리가 되고 있다는...
그렇게 예뻐졌다는 말도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해주는 건지 고통의 순간이 통과된 건지...
아이의 표정이 다시 밝아진다.
가만히 옛날을 기억해 보자면...
아는 것 짧게 실습나가 여기 저기 눈치보며 할 일을 찾고 배워야 했던 그 설움도 느껴지고 극도의 긴장감 때문에 동료들과의 팽팽했떤 신경전과 불화도 조금씩 기억이 나며 무엇보다 어정쩡하고 불안정한 두려움으로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었다.
체력도 딸리고 지식도 부족하다는 걸 할수록 느끼다 보면 초심을 잃고 목표를 상실하곤 했는데...
다행인 건 자신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 늘 정면으로 부딛혀 싸운 다는 점이다.
잠깐 힘들어 불평하고 울더라도 스스로의 자생력으로 치유하고 회복하는 힘을 가졌다는 걸 증명해 보이곤 한다.
자식을 내어놓으니 수직으로 수평으로 배우는 것이 많아 한꺼번에 무진장 많이 성장하고 크는 거 같다.
당하는 본인이야 죽을 만큼 힘든 노릇이겠지만.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
